국민의힘 시의원간 내분으로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선출조차 하지 못한 채 대행체재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김기현 의원 책임론'이 제기됐다. 울산 정가에 파장이 일고 있다.
울산시의회 개점 휴업을 요약 정리하면 이렇다. 안수일 시의원은 의장 선출 선거 당시 중복 표기된 이성룡 시의원 기표 용지를 문제 삼고 법원에 '의장 선출 결의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 후 안수일 시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결국 시의장 선거는 법정 다툼으로 비화된 것. 여기에 더해 울산 남구의회도 후반기 의장선거에서 파행을 겪으며 반쪽짜리 의회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남구지역위원회가 "이 모든 혼란의 중심에는 김기현 국회의원(울산 남구을)이 개입되어 있다는 얘기가 자당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김기현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김기현 의원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의 민주당 박성진 지역위원장과 박인서 남구의원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탈당한 안수일 시의원의 기자회견을 들어 "김기현 의원 개입설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리고 규정했다.
박성진 위원장과 박인서 구원은 "지난 5일 안수일 시의원이 '시의회 후반기 의장선거에 국회의원의 개입을 규탄한다'라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가관"이라며 "국회의원이 그렇게 한가한 자리인가. 골목골목 챙기며 시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놨더니, 골목대장 노릇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풀뿌리민주주의의 근간인 지방의회에 '제초제'를 뿌리며 권한과 독립성을 훼손시키고 지방의원들을 지방행정부를 감시·견제하는 '워치독'이 아니라
국회의원 본인의 '랩독'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를 한 것이라면 즉각 멈춰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시의회·구의회 모두 대의제 민주주의를 전제로 한 협의기구이기에 한 정당이 다수당이 됐다 해서 소수정당이나 의원이 무시 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그런데 국민의 힘은 시의회에서도 남구의회에서도 다수당임을 내세워 모든 상임위를 독식하는 것을 넘어 몇 달째 후반기 원구성에서도 같은 당끼리 자리다툼을 이어왔다"라고 꼬집었다.
김기현 의원 "울산시의회 구성과정 문제 사과...질서 바로 잡아질 것"
이에 김기현 의원이 반박자료를 냈다. 김 의원은 "울산시의회는 그 기능이 거의 정상화돼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이 우리 당 내부문제를 키워서 정치적 이익을 도모해 왔던 행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반격했다.
이어 "이는 시의회의 정상화를 방해하는 짓에 불과하다"며 "'제초제'니 '골목대장'이니, '랩독'이니 하는 저급한 속어는 부적절함을 넘어 민주당 인사의 저급한 인성만 드러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민주당이 시의회의 정상화와 시민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이 그저 상대 정당을 깎아내리기에만 급급한 구태를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 안쓰럽다"며 "스스로를 먼저 되돌아보며 성찰해 보시는 건 어떨까 한다"고 했다.
한편, 김기현 의원은 "울산시의회 의장단 구성과정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점에 대하여 지역의 책임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먼저 시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사과 의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국민의힘 중앙당의 지침에 따라 소집된 시의원총회에서 투표로 이뤄진 결정을 일부 시의원들이 따르지 않은 당명위반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사전 공지된 당의 지침과 의원총회에서의 결정 내용을 자신의 개인적 욕심 때문에 위반하는 것은 해당행위로서 징계사유이며, 타 지역에서도 유사사례에서 당적박탈 등 중징계가 이미 이뤄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울산의 경우에도 저희 국민의힘 중앙당 방침에 따라 당내 질서를 세우는 중"이라며 "그래야 집권여당의 정책에 발맞춰 울산 발전을 위한 예산·제도·정책적 지원을 받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의회가 조속한 시일 내에 질서를 바로잡아 시민들께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우리 당 울산시당 차원의 활동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