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으로 직무정지 상태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탄핵 이후에도 야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는 '페이스북'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MBC 민영화를 요구하는 조선일보 칼럼을 통째로 사진을 찍어 공유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라고 적었다.
이 위원장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7일 자 <조선일보> 칼럼 지면을 통째로 사진을 찍어 올렸다. 서민 교수가 쓴 '민주당만의 만나면 좋은 친구 MBC'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등 MBC 보도가 정파적이라고 비판한 내용이다.
이진숙 위원장은 이 사진과 함께 "칼럼 공유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마지막 문장"이라고 적었다. 칼럼의 마지막 문장은 "민주당아 MBC 말이야, 공영방송이란 가면 그만 벗겨주고 민영화 해서 너희 가지면 안 될까?"로 끝을 맺는데, 이 위원장이 'MBC 민영화' 구상을 거듭 밝힌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7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영방송 민영화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사실상은 (민영방송도) 어느 정도의 중립, 본인들의 기업 생존을 위해서라도 나름대로는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 그는 토론회 자리에 나와 윤 후보에게 'MBC 민영화에 대한 입장'을 묻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탄핵 이후에도 야당 비판 글들을 꾸준히 공유하면서 '페이스북 정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8월 18일에도 방통위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을 따져묻는 국회 청문회를 '사이비 재판'이라고 규정한 MBC 제3노조 글을 공유했다. 지난달 28일에는 "국회가 무법천지가 되면 안된다"는 짧은 글과 함께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론노조 시위를 비판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본회의 5분 발언 영상을 공유했다.
이 위원장은 과거 페이스북에서 5·18 유공자 등을 폄훼하는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이태원 참사 기획설'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져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을 빚었다. 5·18 폄훼 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과 관련해선 "손가락 운동을 조심하겠다"는 조롱성 발언을 했다가 뒤늦게 사과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페이스북 글 논란에 '자연인일 때 입장이고, 임명되면 (계정을) 닫을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페이스북을 열어놓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앞서 이 위원장은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취임 당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와 KBS 이사회 이사 선임을 강행했고, 지난달 1일 국회 탄핵안 의결로 '직무정지' 중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