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뉴스가 기획하는 ‘친일청산?재산환수 마적단’이 소식을 전합니다. 마적단은 국내에 남아있는 친일 잔재를 찾아,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활동을 합니다. 또 ‘친일반민족행위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환수 대상이 되는 재산을 찾아 국가에 귀속시키는 활동을 합니다. 필요하다면 직접 소송의 당사자가 되기도 하고, 시민의 참여를 위한 제안도 할 것입니다. 또 친일재산귀속법의 법 개정을 통해 ‘조사위원회’를 부활시키는 것도 주요목적입니다. 독자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기자말] |
친일반민족 행위자 민영휘(閔泳徽, 1852~1935) 일가가 청주시 상당산성에 소유한 토지 중 현재까지 9필지가 미환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환수된 토지는 1930년대에 사망한 민영휘의 첩 안유풍과 그의 후손들이 소유한 것으로 10만8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아래 친일재산귀속법)이 제정되면서 정부는 2회에 걸쳐 민영휘와 후손들이 가지고 있는 친일재산을 환수했다.
먼저 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꾸려진 친일재산조사위원회는 2007년과 2009년 상당산성 내 총 11필지 44만8698㎡를 환수했다.
두 번째는 <충북인뉴스>가 2019년 민영휘 일가의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선신탁주식회사 명의의 토지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도한 이후에 이뤄졌다.
2021년과 2022년 정부는 조선신탁주식회사 명의로 돼있던 상당산성 내 토지 8필지, 7493㎡의 토지를 환수했다. 이 토지는 2024년 기준 공시지가가 6억 원에 달하고, 시가로 환산하면 2~3배인 12억 원에서 1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에 걸친 환수에도 불구하고 민영휘 일가의 토지 중 환수되지 않은 토지는 총 9필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민영휘의 첩인 안유풍 명의로 되어있는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 250-2번지와 250-4번지도 여전히 환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유풍은 이미 1930년대에 사망했고, 산성에 남아있는 안유풍이 조선신탁주식회사에 신탁을 맡긴 토지는 이미 환수된 상태다.
민영휘와 안유풍 사이에서 태어난 민대식·규식·천식의 후손들에게 증여된 토지 중 미환수된 토지도 9필지에 달했다. 이들 토지를 증여받은 후손들에는 남이섬의 설립자로 유명한 민병도의 자손들도 포함됐다.
주먹구구식 환수에 친일파 후손만 신났다
"향후 민영휘 후손 명의로 사정받은 토지 등도 추적하여, 친일 재산 여부를 가려 국가 귀속 할 예정임." 2007년 8월 13일 친일재산조사위원회는 민영휘 일가의 친일재산 환수내역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발표했다. 하지만 추후로 진행하겠다던 조사위원회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진상위원회 인력이 부족한 것과 소극적인 조사도 문제로 지적됐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해산되면서 조사활동 자체가 사실상 중단됐다. 환수대상 선정도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진상조사위원회는 민영휘 본인 명의로 등기된 토지를 우선 환수한 뒤에, 조사를 거쳐 후손들에게 증여된 토지를 환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진상조사위원회의 설명과는 달리, <충북인뉴스>가 2007년 환수된 토지 구 대장을 확인한 결과 민영휘 본인 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 민대식과 민규식 명의로 된 최초 등기된 토지도 당시에 환수가 이뤄졌다. 이는 후손 명의의 재산도 충분히 환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미환수된 토지는 대부분 이들 민대식과 민규식 명의로 된 토지들이다. 정부의 환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동안, 민영휘의 후손들은 친일재산귀속법이 제정된 이후인 2006년부터 현재까지 총 4필지 7531㎡(공시지가 2억5000여만 원)를 매매했다.
한편 민영휘 후손은 2021년 기준 청주상당산성에서 민영휘로부터 물려받은 토지 75필지, 공시지가 68억여 원(2021년 기준)을 매매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