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기후대응댐' 건설 추진에 대한 야당의 질타가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환경부를 향해 "환경토목부냐"고 날을 세웠고,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만약 기후대응댐이 토목세력을 위해 하는 취지라면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답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국감에서 환경부를 향해 "환경부를 '환경산업부'로 표현한 의원도 있던데, 저는 '환경토목부'도 말이 된다고 본다"며 정부의 댐 신설 추진을 비판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7월 30일 기후변화로 일상화된 극한 홍수와 가뭄에 대응한다며 '기후대응댐' 건설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이날 이 의원은 일부 주민 설명회에 과거 4대강 사업에도 참여했던 토목 관련 회사들이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4대강 건설 당시 담합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사과도 했던 기업들"이라며 "이러니까 '4대강 사업 2탄으로 14개 댐을 건설해 토목사업을 하려고 하는구나, 누구에게 이익을 또 주려 하는구나'하고 국민들이 오해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연구원들이나, 공무원들이 과학자들과 상의해서 설명을 했으면 '환경토목부'라는 비아냥은 안 들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장관은 "만약 환경부가 4대강의 '2탄'으로서, 또 토목세력을 위해 이 댐을 강행한다는 취지라면 제가 책임지고 바로 사퇴하겠다"며 "그런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조달청 공개 입찰을 통해 선정된 전문성을 가진 업체들"이라며 "하필 그 사람들이 주민설명회에 간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실무자 차원에서는 '조금 더 전문적인 사람들이 답을 하기 위해 갔던 것'이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14개 댐은 갑자기 오더(명령)를 받아서 하는 건 진짜 아니다. 직을 건다"며 "만약 그런 증거가 나왔다면 사퇴하겠다. 제가 공무원 생활을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해철 민주당 의원도 김 장관을 향해 "7월25일 장관으로 임명됐는데, 기후위기댐 발표는 닷새 뒤인 7월30일이에 했다"며 "물관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개발, 환경부는 보존 등으로 각각의 역할이 있다. 역할이 바뀐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곳이 있으면 (댐 신설을) 전면 백지화할 수도 있나"라고 김 장관에게 물었다. 환경부가 발표한 댐 신설 후보지 14곳 중 10곳은 지역 의견을 수렴하는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강원 양구군 수입천댐 등은 주민 반발로 설명회 개최에 실패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지금 단계에서 제가 그렇게 말씀드리기는 이르다"며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도 '지천댐 결사반대'라고 적힌 흰 티셔츠를 들어 보이며 "댐 신설 후보지 주민이 보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4대강 녹조' 문제 지적에, 환경부 "민‧관‧학 공동조사 의향 있어"
야당들은 4대강 녹조 문제도 지적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전날 환경단체들이 발표한 '공기 중 녹조 독소가 비강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국내의 상당히 많은 조사 결과를 보면 녹조 독소의 인체 유해성은 어느 정도는 확인됐다고 볼 수 있는데 환경부 입장은 뭔가"라고 물었다. 지난 7일 낙동강네트워크‧환경운동연합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 주변 주민 콧속에서 녹조 독소 중 하나인 유해 남세균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녹조가 만약 사람 몸에 들어가면 그건 당연히 유해하겠지만, 저희들이 정밀하게 봤을 때 공기 중 녹조 독소는 없었기 때문에 (공기 중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녹조 독소의 유해성에 대한 환경부와 전문가‧환경단체의 입장이 오랜 기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민‧관‧학 공동조사를 통해 이런 논쟁을 종식시킬 의사가 있나"라고 물었다. 김 장관이 "당연히 있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그 부분과 관련해 종합감사 전까지 구체적인 계획 등을 의원실에 보고해 달라"고 말했다.
정 의원도 이날 "녹조 제거선이 녹조 제거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며 "이런 땜질식‧예산 낭비 처방이 아니라 4대강 보를 개방하고 철거하는 방식의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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