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반딧불이 축제 현장(사진 시골살이영농조합법인 제공)
월간 옥이네
대청호 상류 지역으로 청정한 수변 생태계를 품고 있는 안터마을. 맑은 물이 흐르는 습지를 무대로, '올갱이'를 먹이 삼아 크는 반딧불이 역시 생태계 순환고리 속에서 빛을 밝힐 수 있었다. 그러나 들어서는 펜션과 농약 등으로 그 순환이 끊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마을에 자리잡았다.
지난 2017년 안터마을과 자연환경국민신탁, <옥천신문>이 손잡고 반딧불이 서식지 보존 모금을 시작한 이유다. 서식지 근처 토지 매입을 목표로 '에코 증권'을 발매하는 등 모금 활동을 펼쳤던 것. 그 결과 모인 1천8백여만 원으로 2018년 12월, 안터마을 첫 신탁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마을에 들어설 뻔한 인삼밭을 친환경 논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특히나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인삼 재배이기에 더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었을 터. 다행히 자연환경국민신탁과의 논의 끝에 그 밭은 '보전협약지'로 지정됐다. 보전협약지는 신탁의 기금으로 토지 소유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함으로써, 오염시키지 않고 보전할 것을 협약한 지역을 말한다.
"원래 마을 주민이 세를 놓으려 했던 인삼밭을 자연환경국민신탁과 이야기해서 임대를 얻은 거죠. 그곳에 오리농법으로 친환경 벼 재배를 했어요. 그 외에도 마을에서는 될 수 있으면 농약을 안 쓰려고 노력 중이에요."
안터마을이 있는 석탄1리의 유관수 이장은 마을 주민 모두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손 놓고 있으면 맑은 물과 공기 그리고 반딧불이 불빛까지도 영영 사라져버릴 수 있기 때문.
여름은 반딧불이 축제로, 겨울은 빙어잡이 체험으로 활기를 지켜온 주민들에게 자연을 살리는 길은 곧 마을을 살리는 길이었다. 자연과의 연결점은 기후변화로 고민을 겪었던 겨울철 상황을 통해 이미 드러나기도 했다. 높아진 기온에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아 빙어잡이 체험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던 것. 2019년에는 얼음이 아예 얼지 않았다고.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얼지 않아 위험한 상황이에요. 날이 춥고 얼음이 꽝꽝 얼어서 안전하면 축제를 열 수 있겠지만, 옛날 같지가 않아요."
오래된 불빛이 앞으로도 빛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