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영>, 마지막은 대체 언제 보려줄래?

등록 2007.06.03 14:22수정 2007.06.0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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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영>, 이 드라마 참 재미있다. 대조영이라는 영웅이 불우한 환경에서 시작해서 멋지게 성공을 달리다가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대조영이 마지막에는 모든 난관과 역경을 물리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진정한 영웅의 모습을 보여줌을 알기에 그를 응원하면서 흥분하고 재미있게 보게 된다.

드라마의 성공법칙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시대는 영웅을 원하는 시대, 그래서 <주몽>을 필두로 <연개소문>, <대조영>이 등장했다. 이들 드라마 중에 <대조영>은 단연 돋보인다. 그동안의 여러 편의 사극을 만들어 낸 KBS는 깔끔한 영상을 만들어 내었고, 탄탄한 구성과 알맞은 연기자의 배치, 이 모든 것들이 타 방송국 보다 뛰어났기에 아마 최근에 나온 사극 중에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70회를 넘게 끌고 오면서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초반의 빠른 전개는 사라지고 거북이 걸음처럼 늦어지고 있다. 이런 긴 호흡이 사극이다. 하지만 이것은 너무 긴 것이 아닐까 한다. 구체적으로 몇 회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그동안의 관례상 지금이 거의 중반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조영은 아직 발해를 건국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 있다.

대조영이 귀부산을 탈출해 고구려 땅에 다시 가서 나라를 세우면서도 수많은 고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호흡을 통해 보면 대조영이 나라를 건국하는 시점을 끝으로 보면 적어도 300회는 되어야 끝이 날 것이다. 이렇게 회가 길어지다 보니 어떤 회에서는 극 속에 아무런 긴장감을 찾을 수 없어서 보고서도 무엇을 봤는지 모를 때도 있다.

이런 것은 한국 사극 전반에 걸쳐서 나타난다. 한국 사극은 초반에는 화려한 영상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충성도를 높인 후에 슬그머니 극 늘리기에 도전한다. 극 늘리기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비판을 하지만 이미 보기 시작한 드라마이고 그 끝을 보고 싶은 마음에 재미가 크게 떨어 졌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보게 된다.

<대조영>도 이런 한국 사극의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KBS1이 시청료로 운영되어 시청률 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쯤 되면 악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악습을 막기 위해서 모든 회를 사전에 제작하는 사전제작재도 도입을 생각해 볼만하다. 사전제작을 하게 되면 구선 흐름의 일관성을 가지게 되어, 흐름에 관한 시청자들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이미 선진방송 환경을 가진 외국에서는 사전제작이 보편화 되어 있음을 생각할 때 시도할 가치가 있다.

한때 한국은 한류라는 이름으로 아시아에서 문화 콘텐츠 강국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내용의 드라마가 이어지면서 아시아인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미드와 일드의 열풍이 불면서 국내에서까지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장금>의 성공과 <주몽>의 수출은 한국이 새로운 한류 콘텐츠를 찾았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악습이 계속 이어지면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질 것이다.
#대조영 #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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