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60억 대작, 한류 스타 출연 타이틀 무색해진 <에어시티>

등록 2007.06.05 10:12수정 2007.06.07 17:35
0
원고료로 응원
최지우 이정재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MBC 주말극 <에어시티>가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한 번 스타파워와 흥행공식이 깨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더욱이 60억 대작이라는 타이틀을 무색케 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물론 타 방송사 <대조영>이 이미 시청률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높은 시청률을 올리기 힘들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새롭게 시작한 <불량커플>과 시청률이 비슷하게 나오면서 <에어시티>의 부진이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인천국제공항과 국정원이라는 화려한 배경으로 새로운 장르 드라마를 열겠다는 포부와 달리 내용면에서도 지리멸렬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응도 얻지 못해 마니아 드라마로서 성장할 가능성도 없다.

한 마디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라는 말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왜 <에어시티>가 공기가 빠져버린 채 방영되고 있는 것일까? 시청자들은 몇 가지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 또 등장!

가장 큰 원인은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이 또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히트>가 초반에 열렬한 지지를 입었지만 중반에 이르러 주인공들의 연애질로 인해 추락한 바 있다. 물론 후반부에 들어서 다시금 수사물의 긴장감을 고조시켜 박수를 받으며 떠났지만 말이다.

그런데 <에어시티>는 극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장르의 성격을 보여주기도 전에 공항에서 연애질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적어도 <히트>가 박수를 받으며 떠난 것은 수사물의 본 장르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절하게 멜로를 결합시키지 못한 것이 한계로 드러났다.

그런데 이러한 좋은 사례가 있음에도 <에어시티>는 네 명의 주인공들의 엇갈린 사랑이야기가 펼쳐져 드라마가 멜로드라마로 성격이 탈바꿈되었다. 결국 화려한 볼거리와 스펙터클한 장면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

주인공 한도경(최지우)와 김지성(이정재)가 공항에서 만난 후 티격태격하면서 서로 사랑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인 강하준(이진욱)과 서명우(문정희)가 각각 한도경과 김지성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사각관계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느 멜로드라마였다면 충분히 인기를 끌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하던 드라마로서는 때 아닌 멜로 전쟁에 공감할 수 없다. 물론 마약밀수, 납치, 신기술 유출 등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고 있지만 왠지 그러한 소재들이 주변 소재로 전락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즉 멜로 라인에 부수적인 소재로서 끼어있는 듯한 상황으로 <에어시티>가 과연 전문직 드라마일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요소다. 그래서 굵직굵직한 소재가 등장하면서도 전면으로 나서지 못하고 주변부를 맴돌고 있을 뿐이다.

주인공들 연기가 왜 이런 것일까?

그리고 또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두 주인공 최지우와 이정재의 연기력이다.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이정재의 경우, 연기파 배우까지는 아니더라도 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에어시티>에서는 저음의 목소리로 일관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폼생폼사 연기가 거부감을 주고 있다. <히트>에서 하정우의 연기가 사람들에게 공감을 샀다면 저음의 목소리와 카리스마의 표정으로만 일관하는 이정재의 연기는 그가 이제껏 보여주었던 것에 못 미쳐 아쉬울 뿐이다.

그렇다면 최지우는 늘상 발음 문제로 연기력 문제로 지적을 받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항 운영실장으로 분하면서 냉철함을 선보일 작정이었다. 연기변신을 시도한 셈이다.

그리고 첫회 방송에 나갔을 때 아직 발음과 발성이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눈물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나고자 노력한 흔적은 보였다. 그렇지만 멜로신이 전면에 나서면서 또다시 그간 보여주었던 최지우로 돌아갔다.

그래서 연기 변신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냉철함과 지적인 면을 부각시켜야하는 최지우는 시청자들에게 아직은 어색할 수밖에 없다. 결국 그들의 연기가 스토리 전개와 함께 뒤처지면서 <에어시티>는 60억 대작의 실패작으로 전락할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아직은 극 초반이기 때문에 반전은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작진이 계속해서 인기 스타에 의지한 채 안일하게 제작한다면 실패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에어시티 #최지우 #이정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모임서 눈총 받던 우리 부부, 요즘엔 '인싸' 됐습니다
  2. 2 카페 문 닫는 이상순, 언론도 외면한 제주도 '연세'의 실체
  3. 3 생생하게 부활한 노무현의 진면모...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4. 4 "개도 만 원짜리 물고 다닌다"던 동네... 충격적인 현재
  5. 5 윤 대통령 한 마디에 허망하게 끝나버린 '2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