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 돌이 다시 내게로 날아왔다

등록 2007.06.10 10:26수정 2007.06.1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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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항쟁의 아침이다
20년 전 이 날
독재 타도
구호 외치며
돌 몇 개 던졌다

환청처럼 들려오는
그날의 함성에 섞여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자는
소리 요란하다
독재의 후예들이
오히려 복권을 외치는 판국이다
후안무치한 세월이
어리둥절하구나

요즘 신신애는 어떻게 지내나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를 불렀던
그녀의 안부가 궁금하다
그녀는 대단한 예언가다
세상은 정말 요지경 속이다

벌써 20년이 지났다고
여기저기
후일담들로 넘쳐난다
그러나 잠시 짬을 내
간단하게 회고만으로
찾아갈 수 있는 과거란
얼마나 무책임하고
안전한 것인가
자아도취란 또
얼마나 측은한 것인가

20년 전
내가 던진 돌들이
부메랑처럼 다시
내게로 날아와
묻는다
이 아침
그동안 무얼 하며
살았느냐고
네가 그토록 바라던
민주는 완성됐느냐고

역사의 전환기
까짓 돌 몇 개 던진 것으로
내 책무는 끝났다고
그래도 간신히 비겁은 면했으니
그게 어디냐고
자신을 위안하며
살아온 날들이
새삼 낯 뜨겁구나

20년 전 그날을
무용담처럼 까발리는 그대여
차후로는
변명거리나
빠져나갈 구멍을 찾을 때는
늘 뒤통수를 조심하라
언제 돌이 날아와
박힐는지 알 수 없으니

#안병기 #시 #6월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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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을 지향하는 눈(眼)과 한사코 사물을 분석하려는 머리, 나는 이 2개의 바퀴를 타고 6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나는 실용주의자들을 미워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게 내 미래의 꿈이기도 하다. 부패 직전의 모순덩어리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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