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독자적인 추진력
..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자기 자신을 마주하여 무엇인가 끌어내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독자적인 추진력을 발휘하여 드디어 행동으로 나아갔다 .. 《안드레아 브라운/배인섭 옮김-소비에 중독된 아이들》(미래의창,2002) 38쪽
‘상상력(想像力)’은 그대로 둘 수 있으나 ‘생각하는 힘’이나 ‘생각힘’으로 손보면 한결 낫습니다. ‘추진력(推進力)’은 ‘밀어붙이는 힘’으로 다듬고, ‘발휘(發揮)하여’는 ‘내어’나 ‘보여주어’로 다듬습니다. 두 낱말을 묶어서 “힘을 내어”나 “밀어붙여”로 손질해도 됩니다. “행동(行動)으로 나아갔다”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몸으로 옮겼다”나 “몸소 움직였다”로 고쳐 봅니다.
┌ 독자적(獨自的)
│ (1) 남에게 기대지 아니하고 혼자서 하는
│ - 독자적 노력으로 이루어 낸 것 / 지방 단체는 독자적 권한을 가진다 /
│ 독자적인 연구 / 도움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싶다
│ (2) 다른 것과 구별되는 혼자만의 특유한
│ - 독자적 필법 / 문화는 지역마다 나라마다 독자적 성격을 지니게 된다
├ 독자(獨自)
│ (1) 남에게 기대지 아니하는 자기 한 몸. 또는 자기 혼자
│ - 독자 노선
│ (2) 다른 것과 구별되는 그 자체만의 특유함
│ - 독자 모델
│
├ 독자적인 추진력을 발휘하여
│→ 스스로 추진력을 발휘하여
│→ 자기 스스로 밀어붙인 끝에
│→ 혼자서 길을 찾은 끝에
└ …
한자말 ‘독자’를 쓰고 싶을 때는 써야 합니다. 그리고, “독자 노선”이나 “독자 모델”은 그대로 두어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혼자 걷는 길”이나 “남다른 모델”이나 “우리 손으로 만든 모델”로 걸러낼 수 있어요.
┌ 독자적인 노력으로 → 홀로 애써서
├ 독자적 권한을 가진다 → 따로따로 힘이 있다
├ 독자적인 연구 → 혼자 하는 연구 / 혼자 살피기
└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 혼자 꾸리고
혼자 하는 일이라면 ‘혼자’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홀로 할 때에는 ‘홀로’ 한다고 말합니다. 혼자 하는데 외롭다면 ‘외롭게 홀로’ 한다고 하면 되고, 누구한테 기대지 않고 꿋꿋이 한다면 ‘스스로’를 넣어 줍니다. ‘혼자힘’을 넣어도 되고요.
┌ 독자적 필법 → 남다른 쓰기법 / 혼자만 쓰는 붓질
└ 독자적 성격을 지니게 →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 남다름을 보여주게
우리는 우리한테 남다르게 있는 말과 글을 잘 살리거나 북돋우면서 생각과 뜻을 펼치면 됩니다. 우리한테 없는 말을 구태여 끌어들이지 말고, 우리한테 있는 말을 살피고 돌아보면서 좀더 사랑스럽게 가꾸고 더욱 애틋하게 보듬으면서 일구어 나가면 됩니다.
ㄴ. 독자적으로 만들겠다는데
.. 외국과 기술제휴도 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만들겠다는데, 그래, 그게 될 법한 짓인가? .. 《강명한-포니를 만든 별난 한국인들》(정우사,1986) 18쪽
서로 알고 있는 기술을 주고받는 일을 가리켜 ‘기술제휴(技術提携)’라고도 합니다만, 이 자리에서는 “다른 나라한테 기술을 도움받지 않고”라든지 “나라밖 도움이 없이”라든지 “다른 나라 도움도 없이”나 “다른 나라 손을 빌지도 않고”로 풀어내 봅니다.
┌ 독자적으로 만들겠다는데
│
│→ (자기) 스스로 만들겠다는데
│→ 제힘으로 만들겠다는데
│→ 자기 손으로 만들겠다는데
│→ 혼자서 만들겠다는데
└ …
보기글을 보면 ‘독자적으로’ 앞에 “기술제휴도 하지 않고”가 나옵니다. 이 대목, 기술제휴를 하지 않는다는 대목을 살피면, 기술제휴를 하는 일은 ‘독자적이 아닌 일’입니다. 기술제휴를 하지 않는다는 소리는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기술제휴도 하지 않고 만들겠다는데”처럼만 적어 주어도 뜻이나 느낌이 잘 드러납니다. 또는, 보기글을 통째로 손질해서, “다른 나라 기술을 빌지도 않고 혼자힘으로 만들겠다는데”나 “나라밖 기술도 없이 자기 혼자 만들겠다는데”로 적어 보아도 괜찮습니다.
ㄷ. 독자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여
.. 그러고 하기는 하되, 기존의 학문 연구 방법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독자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여 내 방식으로 또 힘이 자라는 한 해 스스로의 힘으로 일생을 바쳐 풀어 보자고 말입니다 .. 《마스다 지로/이영세 옮김-대학에서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백산서당,1994) 78쪽
‘기존(旣存)의’는 ‘예전’이나 ‘오래된’으로 다듬습니다. “문제 제기(問題 提起)를 하여”는 “문제를 내놓아”나 “생각을 해 보아”로 손봅니다. “힘이 자라는 한(限)”은 “힘이 자라는 데까지”나 “힘이 자라는 만큼”으로 손질하고, “일생(一生)을 바쳐”는 “온삶을 바쳐”나 “내 삶을 바쳐”로 손질해 줍니다.
┌ 독자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여
├ 내 방식으로
└ 스스로의 힘으로
퍽 긴 한 줄로 된 보기글을 살피니, 세 가지 말투가 보입니다. 먼저 ‘독자적’, 다음으로 ‘내’, 그리고 ‘스스로의’. 하나는 ‘-的’을 붙인 한자말이고, 하나는 말끔한 토박이말이며, 하나는 토씨 ‘-의’를 붙인 말씨입니다.
┌ 독자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여
│→ 스스로 문제를 내놓아
│→ 혼자힘으로 생각을 해 보아
│→ 내가 손수
├ 스스로의 힘으로
│→ 내 힘으로
│→ 내 손으로
│→ 스스로 힘을 내어
└ …
어느 자리이든 ‘내’를 넣으면 됩니다. “내가 손수”라 해도 되고 “내가 스스로”라 해도 됩니다. “스스로 애써서”를 넣어도 되는 한편, “스스로 힘을 내어”로 적어도 어울립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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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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