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할머니의 고민 "살기가 팍팍해서 약 먹을 여유가...."

[뉴스 속 건강 72] 고혈압, 당뇨 환자, 약 절대 끊으면 안 돼

등록 2008.12.24 15:29수정 2008.12.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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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약 좀 끊으면 안될까?"

 

혈압약을 복용하시던 한 할머니 한 분이 진료가 끝나기 전 슬며시 물어봅니다. 깜짝 놀라 할머니의 과거 약물 복용 기록과 혈압 기록을 확인합니다. 수치들은 할머니가 계속 약을 복용해야 혈압이 유지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할머니, 왜 그러시죠?"

 

가끔 환자분들 중에서는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약물을 중단해야 한다고 믿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할머니의 답변은 저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요즘 살기가 너무 팍팍해서 약 먹을 여유가 없어……."

 

'미국발' 경제위기가 시골 어르신들의 기본적인 건강까지도 위협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언론에서는 연일 금융위기로 주식투자자들에 대한 상실감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물경제의 한파가 지방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시골에 계신 어르신들에게는 상실감을 넘어선 실질적 고통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23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의 올리비에 블랑셔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르몽드 지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대공황으로 진화할 수 있다"면서 "세계 경제의 제2차 대공황이 오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하는 등 아직 경제 위기의 한파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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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의 한파로 서민들의 고통이 나날이 더해만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강을 지키는 것은 어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경제위기의 한파로 서민들의 고통이 나날이 더해만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강을 지키는 것은 어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인생 최대의 재산은 건강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이 즈음 많은 사람들이 가족의 자산 손실에 대한 걱정을 하지만, 정작 건강에 대한 걱정은 관심이 덜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주기적인 사이클을 그리는 것과는 달리 건강은 평소에 관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럴 때 일수록 건강한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희철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술과 담배를 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당뇨 환자의 경우에는 음식을 통해 당을 잘 조절해야 하고, 고혈압 환자의 경우 짠 음식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기본적인 혈압과 혈당 조절은 매우 중요합니다. 혈당과 혈압을 정상으로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큰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본다면 의료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의 흐름 속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마음을 먹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김종우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화병스트레스 클리닉 교수는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관리방법을 적용시켜야 한다"면서 "땀을 흠뻑 흘리는 운동을 할 수도 있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명상을 할 수도 있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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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로 가정경제 뿐만 아니라 건강에까지 좋지 않은 영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챙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정경제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경제위기로 가정경제 뿐만 아니라 건강에까지 좋지 않은 영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챙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정경제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경제적으로 힘들더라도 이것만은 반드시

 

처음에 예를 든 할머니와 같이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아 약을 끊고자 하는 환자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것은 금물입니다.

 

만약 약값이 부담이 된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담당 의사에게 고민을 털어놓아야 합니다. 많은 의사들은 가급적 효과가 좋은 약(오리지널 약품)을 환자들에게 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금전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복용하는 약을 끊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강희철 교수는 "이 경우 담당 의사에게 효과가 가장 좋지만 비교적 비싼 약(오리지널 약품)보다는 약효가 조금 덜할 수 있지만 생물학적 동등성이 입증된 약(제너릭 약품)으로 교환해주기를 부탁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합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건강검진이라고 하면 고가의 대형 병원에서 받는 건강검진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의 경우에 비용 대비 효과가 입증되었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강희철 교수는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익히 알려진 술과 담배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여러 질병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가정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경제 위기의 끝이 어딘지 아직까지 끝을 알 수 없습니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3월 경제 위기설'도 퍼지고 있는 등 아직 경제 위기의 한파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는 만큼 마음도 춥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때라도 최소한 건강에 대한 투자는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2008.12.24 15:29 ⓒ 2008 OhmyNews
#경제위기 #외환위기 #건강 #의사 #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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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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