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학원교습시간 새벽1시까지... '빈축'

전교조·시민단체 "학원입장만 대변... 시의회가 사교육 부추겨"

등록 2009.03.17 15:33수정 2009.03.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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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 ⓒ 대전시의회

대전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 ⓒ 대전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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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학원교습시간 제한시간에 대한 교육청 안과 여론조사 결과, 대전시의회 결정 내용 비교표.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시 학원교습시간 제한시간에 대한 교육청 안과 여론조사 결과, 대전시의회 결정 내용 비교표.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시의회가 사설학원의 교습허용시간을 고교생의 경우, 다음날 새벽 1시로 제한하는 등 과도한 학원 입장을 반영한 조례를 제정, 빈축을 사고 있다.

 

대전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위원장 박희진)는 17일 오전 시교육청이 제출한 '대전광역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미 타 시·도에서는 초·중·고교생에 대해 학원의 교습 시간을 제한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논란은 수년 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이와 관련 대전시교육청은 초등학생은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중학생은 새벽 5시부터 밤 11시, 고등학생의 경우 새벽 5시부터 밤 12시까지로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제출, 시의회의 의결을 구했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교육사회위원인 조신형 의원은 보다 더 정확한 시민의 의견이 반영된 조례를 만들기 위해 지난 15일 여론조사전문기관 (주)오픈엑세스에 의뢰, 대전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대전시민 65.9%가 학원운영시간 제한에 찬성하고, 27.9%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등학생은 밤 8시까지 제한해야 한다(65.9%)가 가장 많았고, 중학생은 밤 9시(44.3%)가 가장 많았다. 또한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밤 10시(40.5%)가 가장 많았다.

 

이같은 시교육청의 조례안과 조신형 의원의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의에 들어간 시의회 교사위원들은 심도 있는 토론을 벌인 뒤, "학부모와 학생이 교육을 받을 선택권을 보장하고, 현재의 교육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초등학생은 6시부터 밤 10시로, 중학생은 6시부터 밤 11시로, 고등학생은 6시부터 익일 새벽 1시까지로 수정·의결했다.

 

그동안 수년 동안 논란을 벌여왔던 교육관련 단체들의 주장과 조 의원의 여론조사 결과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 다만, 학원교습 시작시간을 새벽 5시에서 6시로 1시간씩 슬쩍 줄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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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 조신형 의원이 지난 15일 여론조사전문기관 (주)오픈엑세스에 의뢰, 대전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요약).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시의회 조신형 의원이 지난 15일 여론조사전문기관 (주)오픈엑세스에 의뢰, 대전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요약). ⓒ 오마이뉴스 장재완

시의회의 이 같은 결정에 교육계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시의회가 과열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설학원의 입장만을 지나치게 반영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 이찬현 지부장은 "학생들의 교육효과나 건강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학원의 이익만 대변한 결정"이라며 "이는 공교육을 강화하기는커녕, 사교육을 부추기는 이번 결정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어떻게 새벽 1시까지 학원교습을 하라고 권장할 수 있느냐"면서 "전국 어느 시도에서도 이같은 결정을 한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학원들의 이익만 지나치게 반영한 결과"라며 "특히, 여론조사까지 실시하고 그 결과는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이익집단을 위한 결정을 내린 것은 시의회의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2009.03.17 15:33 ⓒ 2009 OhmyNews
#학원교습 #학원교습시간 #교습시간제한 #대전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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