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서거 두 달, 끝없는 참배 행렬

평일 5000명 안팎, 주말 1만 넘어... 1주기 때 '진보의 미래' 발간

등록 2009.07.22 18:52수정 2009.07.2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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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이 떠난 지 두 달이나 됐다. 하지만 봉하마을과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찾는 참배객들의 발걸음은 줄을 잇고 있다. 홈페이지(사람사는세상 봉하마을)를 찾는 누리꾼도 많다.

 

5월 23일 서거 뒤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묘역을 찾은 일부 참배객들은 흐느껴 울기도 한다. 참배객들은 꽃을 들고 와 묘역 앞에 놓기도 하고, 봉분인 비석을 만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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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두달을 맞고 있지만 49재와 안장식 이후 김해 봉하마을 묘역을 찾는 참배객이 줄을 잇고 있다. ⓒ 윤성효

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두달을 맞고 있지만 49재와 안장식 이후 김해 봉하마을 묘역을 찾는 참배객이 줄을 잇고 있다. ⓒ 윤성효

김해시 노무현대통령생가관광안내센터에 따르면, 고 노 대통령 49재와 안장식이 열린 지난 10일 이후 평일에는 4000~5000명, 주말에는 1만 명 이상이 찾고 있다. 이는 안내센터 담당자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집계한 숫자인데, 그 전후에 다녀간 참배객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안내센터 관계자는 "지금 참배객을 보면 노 대통령 서거 전 봉하마을을 찾았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다고 볼 수 있다"면서 "담당자의 근무 시간 때문에 아침과 저녁까지 파악하지 못하는데, 그 숫자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배객은 관광버스를 타고 오기도 하는데, 버스는 평일 40~50대, 주말 90~100대에 이른다. 서울과 호남, 충청 등 전국 곳곳에서 찾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가족 단위 참배객이 많다.

 

홈페이지도 열기가 뜨겁다. 한명숙 전 총리와 김정란 시인, 조기숙 교수 등이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사저 앞에 있는 생가 복원 공사도 거의 마무리 단계다. 김해시는 올해 초부터 복원공사에 들어갔으며, 8월 중순경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노사모(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 한 회원은 "참여정부와 퇴임 뒤 노무현 대통령께서 한 일을 언론이 제대로 알리지 않았지만, 서거 뒤 대통령의 생각 등을 알게 되면서부터 미안함에다 관심이 높아지면서 계속해서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영두 민주당 위원장(김해갑)은 "요즘 묘역을 찾아오는 참배객들은 비석을 쓰다듬으며 슬피 울기도 한다"면서 "고인은 서민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다시 실감하게 되며, 서민들이 고인과 동일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삶도 그랬고 마지막 모습도 그랬는데,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본다"면서 "지역감정과 언론과 싸웠던 삶을 다시 되새기면서 국민들이 감동을 받게 되고, 그 울림은 계속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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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는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사저 앞에 생가 복원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8월 중 완공할 예정이다. ⓒ 윤성효

김해시는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사저 앞에 생가 복원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8월 중 완공할 예정이다. ⓒ 윤성효

 

노무현 대통령 기념사업 논의 계속

 

봉하마을 사람들과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진들은 농사일과 묘역 정리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 노건호씨 부부는 현재 사저에서 지내고 있다. '노사모'와 '시민광장'(부산) 회원들은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김경수 비서관은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씨 부부는 요즘 주로 사저에만 계신다"면서 "일부 언론에서 노건호씨가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냈다고 보도했는데 사실이 아니며, 지금은 회사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들은 묘역 관리를 하고 있다. 김 비서관은 "묘역은 49재에 맞춰 안장식을 열었는데, 완전하게 조성된 게 아니어서 추가로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노 대통령 '국민장' 장의 비용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아직 정산이 되지 않은 상태다. 김 비서관은 "장의 비용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정산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 기념사업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었다. 김 비서관은 "기념사업은 이해찬 전 총리 중심으로 계속 논의하고 있는데,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진 게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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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봉하마을회관 건물 외벽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으며, 참배객들은 꽃다발을 놓기도 한다. ⓒ 윤성효

김해 봉하마을회관 건물 외벽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으며, 참배객들은 꽃다발을 놓기도 한다. ⓒ 윤성효

 

서거 1주기 때 '진보의 미래' 책 발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업인 '진보의 미래'가 책으로 나온다. 봉하마을 측은 22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님이 마지막까지 열정을 쏟았던 '진보의 미래'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 책은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 각계 학자와 전문가, 일반 시민 등이 참여하여 '노무현과 진보의 미래'를 주제로 연구, 토론하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시리즈 형태의 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다.

 

봉하마을 측은 "대통령님이 던진 '진보'의 화두를 기초로 다양한 세미나와 심포지엄 등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토론마당인 <진보의 미래2.0>(www.progress20.net)도 8월 초 공식 오픈을 목표로 구축되고 있고, 이를 통해 진보의 가치와 대안을 토론하는 진보의 공론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은 '진보의 미래 발간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 편집팀장은 김성환 미래발전연구원 기획실장이 맡았다. 고 노 대통령과 함께 진보 관련 연구 활동을 자문해왔던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연구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위원장은 이정우 경북대 교수, 연구간사는 김수현 세종대 교수가 맡았다.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 때 발간할 예정이며, 3권의 책자를 발간한다. 1권은 대통령의 어록과 메모를 기초로 진보에 대한 고민을 해설하는 (가칭)<노무현, 진보를 말하다>, 2권은 연구 글로 40여 명의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위원회에서 진보에 대한 대통령의 화두가 담긴 유고를 기초로 연구를 진행해 (가칭)<노무현의 질문>, 3권은 인터넷 협업방식으로 연구 참여를 희망한 각계 전문가와 일반 시민들의 토론을 종합해 (가칭)<노무현과 진보, 그리고 우리>를 각각 출간한다.

 

봉하마을 측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주의' 관련 미공개 글을 공개했다.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글은 "전체 줄거리 구성 1차 초안입니다"(2009년 1월 23일), "전체 줄거리 구성에 관하여 2차 초안"(2009년 1월 27일), "전체 줄거리 제3차 초안입니다. 토론으로 정리를 해봅시다"(2009년 2월 8일), "줄거리 4차 초안입니다. 이 마당에서 토론을 해봅시다"(2009년 3월 20일), "이렇게 가보면 어떨까요?"(2009년 4월 7일)다.

2009.07.22 18:52 ⓒ 2009 OhmyNews
#노무현 #봉하마을 #진보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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