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로 바닷물 온도 오르면 어민 영향...계획이 있어야"

태안 IGCC 발전소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열려

등록 2009.11.20 15:07수정 2009.11.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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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설명회? 공청회? 정부와 태안서부발전(주)이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일대에 건설 추진중인 IGCC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주민설명회가 지난 17일 열린 가운데 주민들이 발전소 관계자들에게 환경변화와 관련된 우려에 대해 집중 질문을 하고 있다. ⓒ 김동이

▲ 주민설명회? 공청회? 정부와 태안서부발전(주)이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일대에 건설 추진중인 IGCC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주민설명회가 지난 17일 열린 가운데 주민들이 발전소 관계자들에게 환경변화와 관련된 우려에 대해 집중 질문을 하고 있다. ⓒ 김동이

"기존 시설도 처리하지 못하면서 다시 신규로 (IGCC) 설비를 한다는데 울분이 터진다."

"(석탄재 처리) 계획이 있습니다."

"주민들의 생존권이 달려있는데 계획만 있다고 하면 뭐하나.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십 여 명의 주민들은 설명회를 거부하고 머리띠를 두른 채 주민설명회장 밖에서 '발전소 증설 결사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일부 주민들만이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IGCC 건설의 부당함에 대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정부 국책사업으로 한국서부발전(주)이 태안화력발전소 내인 원북면 방갈리 일대 76.443㎡ 부지에 300MW급으로 발전시설용량으로 추진 중인 태안 IGCC(석탄가스화복합발전) 발전소 건설사업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지난 17일 열렸다.

 

이날 주민설명회는 한국서부발전과 용역사인 한국종합기술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기질, 수질, 해양환경, 육해상 동식물상, 토양, 소음진동, 경관 등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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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죽이는 발전소 건설 결사반대 주민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은 설명회장 입구에서 현수막과 머리띠를 두르고 발전소 건설 결사반대 의지를 표명했다. ⓒ 김동이

▲ 지역주민 죽이는 발전소 건설 결사반대 주민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은 설명회장 입구에서 현수막과 머리띠를 두르고 발전소 건설 결사반대 의지를 표명했다. ⓒ 김동이

하지만, 설명회가 열린 청심관(태안발전본부 사택 강당)을 찾은 대부분 주민들은 설명회를 거부하고 청심관 앞에 '지역주민 두 번 죽이는 발전소 증설 결사반대' 등의 현수막을 걸어놓고 머리띠를 두른 채 시위를 벌였다.

 

설명회가 끝난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주민들은 환경변화와 직결되는 온배수 문제와 교통, 건강영향평가 문제, 석탄재 처리문제 등과 관련해 집중 질문과 함께 질책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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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주민들 이날 설명회장에 참석한 주민들은 생존권과 직결되는 IGCC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 김동이

▲ 심각한 주민들 이날 설명회장에 참석한 주민들은 생존권과 직결되는 IGCC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 김동이

이 자리에서 삼동어촌계의 한 어민은 "원북, 이원지역이 신재생에너지특구로 개발되는 건 찬성이지만 IGCC에서 발생하는 온배수 문제는 해결이 되어야 한다"며 "온수가 지나가서 바닷물 온도가 1~2℃올라가면 어민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바다를 살릴 수 있는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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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고 있는 IGCC 발전소 관련 관계자들 주민들의 집중 질문이 이어지자 진땀을 빼고 있는 관계자들. ⓒ 김동이

▲ 답변하고 있는 IGCC 발전소 관련 관계자들 주민들의 집중 질문이 이어지자 진땀을 빼고 있는 관계자들. ⓒ 김동이

이에 한국종합기술 관계자는 "바다의 1℃는 육지의 20℃라고 생각한다"며 "온배수 문제는 온배수 확산 저감대책을 마련해 환경변화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온배수 문제에 이어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 이외에도 교통영향평가과 건강영향평가도 병행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주민은 "IGCC 건설 후 환경영향평가 뿐만아니라 교통량이 증가할 경우를 대비한 교통영향평가도 이루어져야 하고, 무엇보다 지역주민을 직접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또 다른 주민은 건강영향평가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한국서부발전(주) 관계자는 "교통영향평가는 책임감을 느끼고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며, 발전소 건설 기간 중 일일 500여명의 고용창출과 운영기간 중 200여명의 신규인력 증가 등으로 잠정 전체 203억원의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뒤, 건강영향평가와 관련해서는 "2010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계약한 사업은 건강영향평가를 받게 돼 있지만 IGCC는 2007년도에 계약한 사업이기 때문에 건강영향평가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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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는 계속 이어지고... "홍보가 제대로 된 겁니까?"라고 주최측을 질책하고 있는 주민. 실상 이날 설명회에는 일부 주민들만 참석했다. ⓒ 김동이

▲ 질의는 계속 이어지고... "홍보가 제대로 된 겁니까?"라고 주최측을 질책하고 있는 주민. 실상 이날 설명회에는 일부 주민들만 참석했다. ⓒ 김동이

이어 석탄재 처리문제와 관련해 주민 문아무개씨는 "발전소로부터 가장 가까운 2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으로 빨래는 물론 심지어 밥그릇에까지 석탄재가 쌓이고 있다"며 "추가로 발전소가 건설이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석탄재가 쌓일 텐데 대안이 있는가"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에 한국종합기술 관계자는 "방풍림과 방풍벽, 살수장비 등으로 도포를 하고 있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주민들은 생계가 달린 문제인데 계획만 있다고 회피하지 말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주최측은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서둘러 설명회를 마치면서 주민설명회를 통해 수렴한 의견은 종합해서 협의기관인 환경부와 승인기관인 지식경제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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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받아가세요 "주민들 현혹시키나?" 주최측에서 준비한 기념품을 나누어주기 위해 관계자들이 주민들을 기다렸지만, 일부 주민들은 기념품을 바닥에 내던지며 흥분하기도 했다. ⓒ 김동이

▲ 기념품 받아가세요 "주민들 현혹시키나?" 주최측에서 준비한 기념품을 나누어주기 위해 관계자들이 주민들을 기다렸지만, 일부 주민들은 기념품을 바닥에 내던지며 흥분하기도 했다. ⓒ 김동이

한편, 이날 주민설명회가 끝난 후 설명회장 밖에서는 주최측에서 준비한 기념품을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설명회장에서 주최측의 무성의한 답변에 흥분했던 일부 주민들은 기념품을 땅에 내 던지며 "기념품 하나로 주민들을 현혹시키려 한다"며 발로 짓밟아버리는 등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2009.11.20 15:07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태안신문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태안 #IG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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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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