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공약, 대세는 '웰빙'... 완성도 떨어져 아쉬움

[6.2 지방선거 알고 찍자 ⑤] '체육·여가' 부문 BEST 공약

등록 2010.05.26 18:01수정 2010.05.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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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와 바람직한 생활정책
'생활정치연구소'는 6·2지방선거와 관련해 서울지역 25개 구청장 후보들의 공약을 점검해 의미 있는 정책들을 발굴해 소개하는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사회복지, 교육, 부동산, 지방행정·주민참여, 체육·여가, 환경 등 분야별로 참신한 정책들을 선정해 해당분야 전문가들이 이를 소개하는 형식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안정론'과 '심판론' 등 정치적 의미부여가 관심사이지만, 지방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 본래의 의미에 주안점을 둔 기획입니다. - 기자말

 

본고는 6·2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서울지역 25개 구청장 후보들이 제시한 체육·여가부문의 공약들을 생활정책의 맥락에서 살펴보고, 공약의 참신성, 구체성, 주민참여 및 수혜성, 실행가능성, 사회적·지역적 적합성을 기준으로 바람직한 공약을 선정하여 평가하고자 한다.

 

서울지역 구청장 후보들의 체육·여가부문 공약은 이전 선거에 비해 그 수가 대폭 늘어났고 시설, 프로그램, 지도자, 조직, 법·제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체육·여가가 지역 주민의 삶 속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만큼 생활정책의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체육·여가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약은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공약들이며, 아울러 지역 주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기 위한 생활체육 지원과 관련된 공약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공약 제시는 최근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과 평균수명 연장으로 웰빙,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등 건강관련 이슈에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국민들의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사회적 흐름을 반영한 정책적 판단의 결과로 보여 진다.

 

지역 주민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생활정책의 맥락에서 추천할 만한 체육·여가 부문의 공약으로는 첫째, 체육·여가 활동이 안전하게 전개될 수 있는 시설·공간 마련 둘째, 대상별로 다양화한 프로그램 개설·운영 셋째, 생활체육 지원에 필요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 넷째, 생활체육 조직 및 단체 지원 다섯째, 체육·여가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각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 중 체육·여가부문 우수 공약을 후보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평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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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생활정치연구소 생활체육 심포지움. ⓒ 생활정치연구소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생활정치연구소 생활체육 심포지움. ⓒ 생활정치연구소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선제 투자: '생활체육의 대대적 육성'

 

생활체육 분야와 관련하여 가장 돋보이는 공약을 손꼽아 본다면 강동구 이해식 후보(민주당)의 공약을 들 수 있다. 이 후보는 사람중심 7대 우선 공약으로 '생활체육의 대대적 육성'을 내세워 생활체육 육성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공약은 생활체육 지원 강화로 여가생활의 질적 향상, 예방적 건강관리 시스템 마련, 생활체육 지원조례 제정으로 체계적 지원여건 마련, 시설 확충, 지도 프로그램 다양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지원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후보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 시설 및 프로그램 지원으로 구민의 건강관리와 질병예방 효과를 거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약의 우선순위로는 구청장 취임 즉시 착수하도록 하고, 이행절차는 생활체육 지원조례 제정, 생활체육 육성 중·장기 프로그램 수립, 기존시설 개선 및 동호인 모임 지원 프로그램 협의, 생활주변 부지를 활용한 축구장, 테니스장, 리틀야구장, 복합스포츠 센터의 신설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생활체육 지원조례 제정은 현재 국민체육진흥법상 생활체육 지원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상황에서 지역 주민의 생활체육을 지자체 조례를 통해서라도 지원하겠다는 정책적 배려가 담겨진 공약이라고 볼 수 있다.

 

공약 이행 기간을 보면, 2010년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생활체육 육성 중·장기 프로그램을 수립한 후 추진하겠다고 밝혀 공약의 실행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친환경적 여가문화 공간' 마련중랑구 문병권 후보(한나라당)는 '녹색 중랑'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친환경적 여가문화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선보였다. 우선 망우묘지공원을 도심 속의 자연 휴식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한국 근·현대사를 이끈 인물들의 묘소를 소재로 한 역사 테마공원 조성과 근.현대사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여 자연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심 속의 자연 휴식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둘째, 서울 동·북부의 대표 공원으로 중랑캠핑 숲 조성을 제시하였다. 망우동 그린벨트 지역 일대 18만㎡를 가족 캠프존, 청소년 문화존, 생태 학습존, 숲 체험존 등을 테마로 한 자연생태공원으로 꾸며 주민들이 숲속의 야외결혼식, 배꽃축제, 스파와 바비큐를 곁들인 가족캠핑과 삼림욕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두 공약 모두 우선순위, 이행절차, 이행기간, 재원조달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정책공약으로서의 신뢰성과 실행가능성도 높다.

 

중구를 '생활체육의 모범구'로 조성

 

중구의 박형상 후보(민주당)는 중구를 '생활체육의 모범구'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생활체육 종목별 전용구장 추진, 스포츠바우처 지원, 체육정보 통합 사이트 구축, 생활체육 지도자 리더십 강화 및 교류사업, 장충 리틀야구장 존치 및 석호정 보존, 장충체육관 운영 참여 및 재건축 추진 등 다양한 공약을 내세웠다.

 

이 중 스포츠바우처 지원은 2009년 3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시범 운영 중에 있는 사업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유·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스포츠용품과 운동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제도이다. 이 공약은 체육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저소득층 유·청소년에게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한 좋은 공약이라 할 수 있다.

 

구청 단위의 체육정보 통합 사이트 구축은 주민들이 지역의 체육시설, 프로그램 및 행사, 지도자, 동호회(스포츠클럽) 등 체육관련 정보 및 지식을 얻는데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이며, 주민들의 활용도 또한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충 리틀야구장 존치 및 석호정 보존, '장충체육관' 운영 참여 및 재건축 추진 등의 공약들은 박 후보가 지역의 생활체육 현안을 직접 챙겨 지역 주민의 생활체육을 지원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박 후보의 여러 공약과 관련해서는 그 구체적인 이행절차 및 기간과 재원조달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린이, 청소년, 노인의 건강과 여가를 위한 배려

 

관악구 이봉화 후보(진보신당)는 '어린이 예술·체육 무상 교육시스템 구축'을 내세웠다. 이 공약은 어린이들의 창의적 감성 계발, 체력 향상, 사회성 함양을 구현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공약의 이행절차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5개를 선정하여 클래식음악, 록밴드, 영화, 댄스, 미술, 배드민턴, 핸드볼 등의 교육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관악구의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예술.체육을 확대 실시하고, 봉천로 축제와 연계하여 정기 예술제와 체육대회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의 공약은 유권자들이 신뢰할 수 있을 만큼 목표, 우선순위, 이행절차, 이행기간, 재원확보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어 준비된 공약임을 보여주고 있다.

 

성북구 김영배 후보(민주당)는 미래를 주도하는 역량 있는 청소년을 육성하기 위해서 학교 중심의 청소년 활동 외 다양한 수련활동, 문화활동, 체험활동, 봉사활동 등을 적극 지원하고, 우수 청소년 동아리에 대해서는 해외 연수 및 포상을 실시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청소년의 문화, 수련, 체험 활동에 관해서는 김 후보의 공약이 대표적인데, 청소년의 여가문화 활동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특히 김 후보는 사람중심 5대 조례 제·개정에 생활체육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포함시켜 주민의 생활체육 지원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동구 최용호 후보(한나라당)는 현재 추진 중에 있는 그린웨이(Green-Way)를 구민이 즐겨 찾는 웰빙 산책로로 조성하고, 그린웨이 주요 분기점에 시민 휴식공간을 만든다는 공약을 제시하였다. 이 공약은 지역의 소통과 연계의 장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주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 경로당을 권역별 '어르신 문화회관'으로 건설한다는 공약을 밝히고 있다. 이 계획은 천호권, 암사권, 고덕권 등 권역별로 운동, 치료, 취미생활이 가능한 종합문화시설로 통합 설치하는 것으로 노인의 쾌적한 여가생활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결과로 보여 진다.

 

노원구 이노근 후보(한나라당)는 에어로빅, 단전호흡, 요가 등 생활체육 프로그램 지원 강화, 축구, 배드민턴, 등산 등을 비롯한 32개 생활체육 단체 지원, 국제규모의 최신 시설을 갖춘 종합실내체육관 건립, 경춘선 폐선부지 공원화 사업과 연계한 청소년 캠프장 조성, 동네 뒷산 체육시설 확대, 건강산책로 확대 조성 등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의 체육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공약이 다수 포함되었으나 공약 이행절차 및 기간, 재원조달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공약의 실행가능성은 약해 보인다.

 

서울지역 구청장 후보들이 제시한 체육·여가 공약을 살펴보고, 나름대로 바람직한 공약을 선정·평가하였으나 생활정책의 관점에서 볼 때, 일부 후보자들 외에는 전반적으로 공약의 완성도가 떨어져 아쉬움이 남는다.

 

공약은 입후보자나 정당이 유권자에게 하는 공적인 약속으로서 투표의 중요한 선택기준이 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우리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정책공약 사항을 확인해보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관동대학교 스포츠레저학부 정영린 교수가 쓴 글로 생활정치메타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5.26 18:01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관동대학교 스포츠레저학부 정영린 교수가 쓴 글로 생활정치메타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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