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백화점)이 2개월짜리 시설용역계약을 통보해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두 달짜리 계약 즉각 철회"를 촉구하며 1인시위와 집회 등을 벌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10월 말 창원점, 대전점 등 전국 8개 시설용역업체에 '2개월 계약'을 통보했다. 롯데측은 이들 업체에 "시설용역 계약기간 만료일이 10월 3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연장된다"며 "계약 갱신 여부는 추후 검토 뒤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롯데백화점 대전점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집회를 벌였으며, 롯데측은 최근 새 업체와 시설용역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25일부터 백화점 앞에서 1인시위에 들어갔으며, 지난 21일 열린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때 몸벽보를 하고 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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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일반노동조합 창원롯데지회 조합원들은 21일 창원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때 몸벽보를 하고 뛰었다. ⓒ 윤성효

▲ 민주노총 일반노동조합 창원롯데지회 조합원들은 21일 창원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때 몸벽보를 하고 뛰었다. ⓒ 윤성효

롯데백화점 창원점은 (주)제이엠피와 시설용역 계약을 맺고 있다. 롯데와 제이엠피는 2002년부터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 오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2개월 한시계약을 통보한 것이다.

민주노총 일반노동조합 창원롯데백화점 비정규직지회는 '두 달 한시 근로계약 철회'를 요구하며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롯데백화점 창원점 앞에서 집회를 연다. 그런데 롯데백화점 측은 25일까지, 그리고 12월 3일부터 21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캠페인' 목적의 집회 신고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노조 지회 측은 "노동자들의 집회를 의도적으로 막기 위한 차원"이라 주장하고 있다.

노조 지회는 "원청(롯데)과 하청(제이엠피)은 생존권 위협과 노동조합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우리는 백화점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헌신했을 뿐인데, 이제 와서 계약기간 만료로 으름장을 놓으며 부당한 2개월 한시근로계약으로 노동조합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원청과 하청은 매년 계약기간을 1년 단위로 연속 체결해 왔다. 그런데 원청은 하청과 두 달짜리 계약을 체결하고 하청은 조합원들에게 2개월짜리 한시근로계약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며,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갖고 장난을 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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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일반노동조합 창원롯데지회 조합원들의 몸벽보. ⓒ 윤성효

▲ 민주노총 일반노동조합 창원롯데지회 조합원들의 몸벽보. ⓒ 윤성효

또 노조 지회는 "유통업계의 선두주자라는 롯데의 위상과 고객을 최우선으로 섬긴다는 롯데백화점이 노예와 같은 한시근로계약을 강조할 수 있다는 말이냐"며 "우리는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개월 한시계약에 대해, 롯데쇼핑은 '내부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창원점만 하는 게 아니고 전국에 걸쳐 하고 있다. 내부 방침에 따라 2개월 한시계약을 한 것이며, 시설용역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내부 방침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 지회의 노동조합 탄압 주장에 대해, 그는 "우리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지 직원들과 하는 게 아니다. 창원점 시설용역업체에 노동조합이 있는지를 모른다. 노조 탄압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