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거짓말, 이런 걸 감추다니...

[책동네 새얼굴 - 3월 둘째주] <국가의 거짓말> <자본주의, 그 이후> 외

등록 2012.03.11 13:39수정 2012.03.1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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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①] <국가의 거짓말>
이유리·임승수 씀, 레드박스 펴냄, 2012년 3월, 304쪽, 1만5000원

지난가을 '국가의 거짓말'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첫 연재기사를 읽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 '문명화'라는 거짓말로 혼혈아동 10만 명을 노예로 만든 호주. 국가의 야만과 기만을 확인하며 절로 탄식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기득권층이 국가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해온 거짓말들을 역사적 증거를 통해 고발한 책이다.


'나쁜 피'를 치료한다 속이고 매독 생체실험을 한 미국, 핵실험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선박을 폭파해버린 프랑스 등 '국가 배신 X파일' 23가지를 모았다. 과거의 사례에 그치지 않고 감세정책과 부동산 투기 등 지금 우리의 현실을 지배하는 거짓말들도 풍부한 사실 증거들을 바탕으로 날카롭게 뒤집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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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②] <자본주의, 그 이후>
박세길 씀, 돌베개 펴냄, 2012년 2월, 496쪽, 2만 원

책을 고르는 기준은 다 다르겠지만 '저자'가 중요한 것은 대개 비슷할 것이다. 나는 솔직히 저자 이름 석 자만 보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 80, 90년대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민중 중심의 역사관을 피력한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이 책은 '다현사'의 저자 박세길이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를 전망한 책이다.

20세기를 호령한 자본주의. 저자는 승자독식 구조의 한계가 이미 왔다고 말하며 자본주의의 '필멸'을 선언한다. 그리고 상생과 인본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 말한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자세로 '기득권을 버리는 용기'를 강조한 저자의 일갈이 큰 선거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싸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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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③] <가난의 시대>
최인기 씀, 동녘 펴냄, 2012년 3월, 400쪽, 1만6000원


이재식이라는 이가 있다. 노태우 정권 때 노점단속에 항의해 분신한 노점상. 대통령이 네 번 바뀌고, 명동에서 음식점을 하던 그의 딸은 재개발에 내쫓긴 철거민이 되었다. 세상이 바뀌어도 늘 삶의 끄트머리에서 전쟁하듯 살아가야 하는 도시빈민의 삶. 이 책은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도시빈민의 삶의 역사를 정리한 책이다.

정치권에서는 매일같이 '복지' 타령이지만, 생존권을 위해 망루에 오르는 이들은 더 늘어나는 현실. 20여 년간 빈민활동가로 살아온 저자는 대한민국을 '가난공화국'이라 정의한다. 와우아파트 붕괴, 광주대단지사건 그리고 용산참사까지, 가난하기 때문에 싸워야 했던 이들의 처절한 삶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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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④] <나는 조선인 가미카제다>
길윤형 씀, 서해문집 펴냄, 2012년 3월, 368쪽, 1만5000원

시인 서정주의 친일행적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품이 <마쓰이 오장 송가>다. 조선인 최초의 '가미카제' 인재웅의 죽음을 "너로 하여 향기로운 삼천리 산천"이라 노래했다. 그리고 그를 따라 태평양 바다에 목숨을 던져야 했던 조선 청년들. 이 책은 일본군 자살특공대로 희생된 조선인 가미카제의 역사를 파헤친 책이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시작된 태평양전쟁. 전세가 미국 쪽으로 기울자 일본은 '자살특공' 작전을 선택했다. 비행기 조종사를 꿈꾸던 식민지 조선의 청년들도 '어쩔 수 없는' 운명에 목숨을 잃었다. 자살특공대의 탄생부터 비극적인 죽음까지, 방대한 양의 자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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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⑤] <잃어버린 후쿠시마의 봄>
정남구 씀, 시대의창 펴냄, 2012년 3월, 372쪽, 1만6500원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전참사가 일어났다. 그 뒤로 세계는 '탈핵'을 향해 잰걸음을 하고 있지만 '가카'는 새로운 원전을 짓겠다고 난리다. 1년 전 일본을 돌아보는 것이 더욱 떨리고 두려운 이유다. 이 책은 <한겨레> 신문 도쿄 특파원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취재한 저자가 '그날 이후'를 기록한 책이다.

주민들과 학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건설된 후쿠시마 원전. '원전머니'에 길들여진 정계와 언론은 원전의 문제에 눈감았다. '원전난민' 10만 명이 겪은 원전사고의 참상과 사고 이전에 있었던 경고들, 그리고 사고 이후의 일본과 세계의 변화까지 꼼꼼하게 담아냈다. '핵사랑'에 빠진 가카가 제발 좀 읽었으면 하는 책.

국가의 거짓말

이유리.임승수 지음,
레드박스, 2012


#새책 #신간 #책소개 #이유리 #임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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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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