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에게 흉기? 새누리당 후보 비난, 자격 없다"

이학영 민주통합당 경기 군포 후보... "네거티브 전략 안 먹힌다"

등록 2012.04.04 09:38수정 2012.04.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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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이학영 후보 ⓒ 유혜준

"선거를 즐겁고 발랄하고 행복하게 치렀으면 참 좋겠다. 선거를 치르면서 민주주의와 그 구성원의 삶이 더 좋아지고 질적으로 발전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가 피폐해지고 상처를 받고, 민주주의가 퇴보하는 느낌이 든다. 이번에 선거를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미래지향적인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후보들이 어떤 사회를 꿈꾸는지, 지역을 위해 나라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우리의 미래를 놓고 이야기를 하는 선거를 하려고 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지난 2일,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이학영(경기 군포)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이 후보가 이런 말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새누리당의 유영하 후보와 정책과 인물로 선거운동을 벌어야 하는데 상대 후보 측에서 이학영 후보의 전력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1979년, 이학영 후보는 반유신과 민주화, 민족해방을 목표로 결성된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의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 대기업 회장의 집을 일행 2명과 함께 털다가 잡혀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지난 2007년, 남민전 사건과 관련해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을 받았다.

유영하 "경비원에게 흉기를"... 이학영 "비난 자격 없다"

한데 현역 국회의원인 김부겸 의원이 대구 수성 출마로 인해 별다른 이슈가 없는 군포에서 이 사건이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새누리당 유영하 후보 측과 민주통합당 이학영 후보 측은 이 문제 때문에 날선 공방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특히 유영하 후보 측은 "사건 당시 이학영 후보가 경비원을 흉기로 찌른 적이 있는지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이 사건을 이번 선거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학영 후보 측은 상당히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유 후보 측에서 사건의 전말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내용만 침소봉대해 유권자들에게 "이 후보가 강도짓을 했다"는 사실만 강조하면서 악의적으로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민주화운동 한 전력에 대해서 새누리당도, 새누리당 후보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군부독재정부 시절이었던 1970년대에는 합법적으로 유신체제에 저항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체제에 저항해 말 한 마디 제대로 할 수 없었고, 벽보 한 장 붙일 수 없었다. 그 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었겠나? 비공개로 모르게 저항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밤에 외국대사관에 성명서를 날리고, 유인물을 배포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 후보는 "그 시절에 수많은 사람들을 고문해서 죽이고, 감옥에 넣으면서 대한민국을 중세의 암흑정국으로 몰아넣으면서 악행을 저질렀던 사람들이, 그 후손들이 자기네들의 악행은 전부 부인한 채 그들에게 저항해 정의로운 싸움을 벌인 나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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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사무실 벽에 붙어 있던 이학영 후보의 '민주화운동관련자증서' 사본 ⓒ 유혜준

이 후보는 "유 후보의 전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난 일이기 때문에, 굳이 문제를 삼지 않고 있는데 상대 후보는 그렇지 않다"며 "판단은 유권자들이 할 것이며, 유권자들에게 표로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남민전 사건과 관련해 이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만델라 대통령과 백범 김구 선생을 예로 들어 이 후보와 비교하면서 "새누리당에서 이 후보에 대해 흠집 낼 것이 없기 때문에 수십 년 전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이라며 이학영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군포의 선거전이 점점 혼탁해져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이 후보는 "네거티브 전략을 쓰지 않고 이길 수 있어야 한다"며 "네거티브 전략을 쓰면 군포에서는 당선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선거로 증명이 된다면 다시는 그런 전략을 쓰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B 정부 민간인 사찰 끔찍... 박정희 시대로 돌아갔나"

특히 이 후보는 이번에 불거진 MB정부의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저는 어려서부터 공포시대를 살아서 그런지 지금도 '사찰'이라고 하면 끔찍하다"면서 "70년대의 박정희 공포정치 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든다"는 심정을 털어놓았다.

"몇 명이 됐건 국정원도 아닌 청와대가 자기 영역을 넘어서 권력유지를 위해서 사찰을 했다는 건 국가기관으로서 자기 임무를 버렸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수가 중요한 건 아니다. 그 책임자는 자기 의무를 버린 사람으로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이학영 후보는 당선을 확신하느냐는 물음에 대해서 "네거티브(선거전략)에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어 아직은 예측을 하지 못하겠다"며 "네거티브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이 유권자들에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만 믿고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가급적이면 많은 유권자들을 만날 작정"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의 이같은 말은 이 후보의 지지율이 유영하 후보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일보>는 2일, 유영하(새누리당) 후보가 35.7%의 지지율을 얻고 있으며, 이학영(민주통합당) 후보는 43.6%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또한 <경인일보>는 3일, 유영하 후보가 37%, 이학영 후보가 41.2%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인일보>는 이들 후보 지지도 외에도 군포지역의 정당 지지도를 함께 밝혔는데 새누리당이 35%, 민주통합당이 37.8%로 후보 지지율 격차가 정당 지지율 격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11?총선 #이학영 #조국 #유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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