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진실을 뒤집는 사람들

바로잡지 못한 역사는 언제라도 되풀이된다!

등록 2013.05.25 15:05수정 2013.05.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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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삼아 문제 하나 내겠다. 참 싱거운 문제다. 읽어보고 자기 생각과 같은 것을 고르면 된다. 미리 말해 두지만 답은 하나일 수도 여럿일 수도 있다.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자, 문제를 풀어보시라.

다음에 든 보기 가운데 역사 사실을 바르게 말한 사람은 누구인가?

보기 1.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확실하지 않다. …… 국가 간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보기 2. 이시하라 일본유신회 대표는 "침략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자학일 뿐이다. 역사에 관해서 무지한 것이다. …… 맥아더도 미의회에서 '자위를 위한 전쟁이었다'고 했다. 자원을 봉쇄 당했기 때문에 결국 동남아시아로 진출할 수밖에 없었다 …… 그런 것은 근세에 유럽국가가 너나없이 해온 일이지 않은가. 근대는 먹느냐, 먹히느냐의 시대였다"고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보기 3.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5․18은) 우리 현대사에 지난 몇 년간 굉장한 논란이 있었고 이 부분에서 교육자가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헌법정신이다. …… 군인, 공무원, 교육은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한다. …… 정치적으로 대립된 이슈를 다룰 때에는 헌법의 원칙을 잘 따르고 있는가 반성한다면 문제없이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기 4. 티브이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나온 북한 특수부대 출신 임천용 씨는 "(5․18 당시 광주에) 600명 규모의 북한군 1개 대대가 침투했다. ……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은 시민군이 아니고 북한에서 내려온 게릴라다"라고 말했다.

가만히 보면 나라 안 사람이나 나라 밖 사람이나 어슷비슷하다. 더욱이 역사 교육을 도맡아야 할 이 나라 교육부 장관은 "정치적 중립"을 말한다.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 <동물 농장>을 쓴 조지 오웰은 "'정치적"이란 세상을 어떤 방향으로 밀고 나가고 어떤 사회를 추구하느냐는 문제를 두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꿔보려는 욕망을 내포"한다면서 "어떤 책도 정치적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아베 신조, 이시하라, 서남수 장관, 티브이조선이 밀고 나가려는 세상은 도대체 어떤 세상인가?


침략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고 5․18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대립된 이슈'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 말들이 이미 '중립'을 잃은 '정치적 발언'들이다. 우리가 쓰는 말에는 이름 붙이는 사람의 역사 인식이 담겨 있으며, 그 말 속에는 끌고 가려는 세상이 있다. 일테면 어떤 일을 두고 '난', '폭동', '반란', '운동', '항쟁', '의거'라고 할 때 그 속에는 분명 역사적 평가뿐만 아니라 꿈꾸는 세상에 대한 정치적 발언도 담겨 있다. 그러니 역사는 지난 일이 아니라 언제라도 지금 여기의 문제로 되살아난다. 지금 우리는 그 역사의 현장에 발 디디고 서있는 것이다. 눈 부릅뜨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5?18 민주화운동 #침략 #서남수 #역사 #정치적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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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과 글쓰기 교육, 어린이문학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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