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차왕국에서 자동차 왕국으로!

[중국어에 문화 링크 걸기 96] 車

등록 2014.12.09 19:37수정 2014.12.0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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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 차(車)는 수레의 모습을 위에서 부감한 형태의 상형자이다. ⓒ 漢典


중국은 2009년 이미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매년 10%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각국의 기업들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자동차 모형을 바꾸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려온다.

세계 자동차시장 점유율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을 앞서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실은 이미 추월당한지 오래다. 2013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가 9.8%, 중국은 12.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물론 중국시장이 워낙 크다보니 50여개의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점유율이 높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미 제조 기술력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978년 개혁 개방 이후 중외합자로 외국의 선진 기술을 흉내 내는 수준에서 참으로 빠른 성장세다.    

자전거 교통분담률이 점점 높아지는 유럽의 선진국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자전거는 급속도로 사라지고, 그 자리를 자동차가 빠르게 대신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언젠가 자전거가 다시 사랑받을 날이 올 수도 있지만, 지금 중국인의 눈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동차를 향해 있는 듯하다.

수레 차(車, chē)는 수레의 모습을 위에서 부감한 형태의 상형자이다. 갑골문에는 바퀴, 축, 수레, 끌채(輪, 軸, 輿, 轅)의 형태가 선명하지만, 문자의 간소화로 점차 바퀴는 사라지고 앞뒤에 소나 말의 멍에를 연결하는 끌채와 차체만 남아 있는 형태로 변했다.

중국 전설에 따르면, 황제(黄帝)가 처음 소가 끄는 가마를 만들고, 약 4,000년 전 하(夏)나라 때 계중(奚仲)이 말이 끄는 마차를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 각지에서 발굴되는 마갱(馬坑)이나 시안(西安)의 병마병(兵馬俑)에서 보듯 은(殷), 주(周)를 거치며 마차 한 대당 말의 수가 증가하는데 기동력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군사 군(軍)에 차(車)가 들어 있는 걸 보면, 춘추전국시대 마차가 중요한 군사 무기였음을 알 수 있다.

주나라 때 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를 일승(一乘)이라 했는데, 흔히 왕은 천승(千乘), 황제는 만승(萬乘)의 마차를 거느렸다고 한다. 마차 한 대당 100명의 호위 병사를 가만하면 왕은 10만, 황제는 100만의 군대를 보유했다는 말이다. 당시에는 단단한 박달나무로 마차 바퀴를 만들었다는데 그 수요가 얼마나 거대했을지 상상조차 쉽지 않다.

중국 지방도시에선 아직 우마차와 최신 세단이 나란히 달리는 것을 어렵사리 목격할 수 있다. 4000년을 넘나드는 전근대와 근대의 카오스 속에서 중국은 서서히 과거 화려했던 마차왕국, 자전거왕국에서 슬슬 자동차왕국으로의 비상을 준비를 하고 있다.
#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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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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