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고읍성, 관심 가져야하는 이유

역사적 인식 우선해야 상생 협력 이뤄져

등록 2015.05.08 17:17수정 2015.05.0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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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오산, 수원 3개시에 살고 있는 시민은 수원 고읍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니 수원 고읍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은 있을까?

화성(華城)과 수원 고읍성(水原古邑城)의 이야기


수원시에 위치한 화성(華城)은 현존하는 성곽과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문화유산에 등재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화성은 당대 정치적 이해 관계로 성역이 이뤄졌으며, 성곽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으로 관광지의 면모를 갖춰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하지만 화성이 만들어지게 된 역사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수원 고읍성(水原古邑城)은 역사 속으로 녹아 들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화성(華城)의 역사는 수원 고읍성(水原 古邑城)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 화성은 조선 후기 문예 부흥의 주역이었던 정조 임금이 정치적 개혁과 어버이에 대한 깊은 효심으로 양주 배봉산에 있는 사도 세자의 무덤을 수원 고읍성이 있던 경기도 송산동 화산 일원(융릉)으로 옮겨(이장)왔다. 이에 따라 읍성에 거주하는 백성을 계획 도시로 꾸민 지금의 수원 화성 안과 인근 지역으로 이주시켜 수원이라는 새로운 도시가 탄생한 것이다.

허물진 화성과 오산, 수원의 고향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은 어떠하리. 자연의 일부분인 사람이 한 곳에서 몇 년 만 터 잡고 살게 되면 환경에 적응하게 되고, 주변의 다양한 사물에 관심을 갖고 적응해 새롭게 태어난 제2의 고향으로 친숙함을 느끼면 살아간다.

이 글을 쓰는 필자 또한 10년이 훌쩍 넘은 세월을 수원에서 생활했다. 긴 세월 수원에 대한 이야기를 화성과 더불어 듣고 나눴다. 당연히 화성을 빼놓고는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맺을 수 없듯이 시간만 나면 화성의 곳곳을 찾았다. 하지만 화성이 성역(城役)이 되면서 허물어져 버린 수원 고읍성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이는 수원의 200여 년 이전의 고향이었던 수원 고읍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탓에서 오는 무지였으리라 자책해 본다. 과연 나만이 가졌던 무지였을까?


화성, 오산, 수원 3개시에는 옛 사람들을 지키며 보호했던 성이 30여 개로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삼국 시대 축성된 화성 서신면의 당성과 백제성으로 향남면 요리 길성리 토성 등 많은 성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이들 성을 둘러보기로 하고, 그 첫 번째로 3개시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수원 고읍성을 찾았다.

경기도 화성시 기안동 산 2-2번지에 있는 수원 고읍성을 찾아 수원역에서 융건릉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융건릉이 2개 정류장이 남았다는 안내 방송이 버스 안을 울리는 순간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표지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인터넷에서 본 듯한 수원 고읍성 표지판이었다. 버스에서 하차해 '경기도 지정 기념물 제93호 수원 고읍성이라고 적힌 표지판 앞에 도착했다.

표지판 뒤로는 흙으로 된 나지막한 언덕이 있다. 언덕은 나무가 우거져 있으며, 표지판 뒤로 작은 오솔길이 나 있다. 한 눈에 보아도 토성임을 알아볼 수 있는 흙길이다. 토성 표지판 왼쪽은 배양초등학교로 가는 도로에 포장이 되어 있으며, 오른쪽은 개인 소유로 식목원이다. 또한 수원 고읍성이 있는 땅도 개인 소유인지 국가 소유인지를 알려주는 안내문이 없는 것이 아쉽다.

오솔길을 따라 성 위로 올라가니 윗부분은 2~3m의 넓이로 산책길이 성을 따라 이어져 있다. 길을 따라 500여m에 이르자 성의 흔적은 간 곳없고 개인 주택과 더 넓은 밭이 나온다. 이것이 수원 고읍성의 전부란 말인가?

파종을 위해 곱게 갈아놓은 밭두렁을 타고 건너편 산으로 발길을 옮겼다. 숲풀이 우거진 산에 도착하자 밭 위 언저리에 철조망이 둘러쳐 있다. 철조망에는 융건릉 관리소장 명의의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출입을 금한다'고 적혀 있다. 화성과 오산 수원 지역을 관장하는 군현(행정 관청)있던 수원 고읍성이 이렇게 초라하게 방치돼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낀 순간이었다.

수원 고읍성이 상생 협력의 장으로 나아가기를

오산과 화성, 수원 시민은 역사와 문화가 같은 생활권으로 한 뿌리라면 행정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각 주체와 주민의 의견이 분분해 지방 행정 체제 개편 통합 권고에서 제외되었다. 200백 여 만의 가까운 시민들은 개인의 사정에 따라 통합을 반대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의 이해관계만으로 서로가 반목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할 것인가를 대한 의견을 교환해야 할 것이다. 

현재 3개시에서는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시민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복잡한 이해 관계로 이뤄진 통합은 3개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부터 조성돼야 한다. 3개시의 행정의 고향이라고 할 있는 수원 고읍성의 문화를 발굴해 함께 할 수 있은 행사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각 지자체에서는 많은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수원시에서는 화성 행궁과 성곽 일원에서 정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행사를 자주 펼치고 있다. 화성의 역사는 융건릉을 이해하지 않고는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이해가 어렸다. 화성과 수원 고읍성, 융건릉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첨부파일 20150506_142502.jpg
#수원 고읍성 #화성 #화성, 오산, 수원 #융건릉 #정조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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