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촛불 든 시민들, 세월호 인양에 "분노스럽다"

세월호창원촛불문화팀, 3주기 추모 행사 준비... 정의당 경남도당 논평

등록 2017.03.23 16:36수정 2017.03.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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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모습 드러낸 세월호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바닷속에서 녹슬은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천73일째다. ⓒ 사진공동취재단


"마음이 너무 무겁다."
"허망하다. 분노스럽다."

23일 세월호 인양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이다. 특히 3년 동안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어온 '세월호창원촛불문화팀'(아래 창원촛불)은 더 마음이 아프다.

창원촛불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이 있은 뒤 한동안 거의 매일 촛불을 들었다가, 그해 6월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모였다. 노동자와 학부모, 학생 등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위해 촛불을 든 것이다.

이들은 그동안 서명을 받기도 하고, 세월호 리본이나 배지를 시민들한테 나눠주기도 했다. 세월호 침몰 1072일만에 인양이 시작된 22일 저녁에도 이들은 모였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들은 이날도 노란리본을 나눠주고, 촛불을 들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20여명이 모였다. 진해에 살면서 두 아이와 함께 늘 참석하는 노동자도 있었다.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수면으로 떠오른 22일, 이들의 마음은 애가 탄다. 촛불문화제 때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불렀던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은 "말을 못하겠다. 미수습자(9명)를 꼭 다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혜리(창원)씨는 "허망하다. 많이 허망하다. 무사히 인양되기를 기대했고, 완전한 형태로 인양되기를 기다렸던 것인데, 막상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허망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분노스럽다. 인양할 수 있었는데, 일부러 미뤄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 탄핵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인양이 되니까 더 분노스럽다"고 했다.

늘 참여해 왔던 이은주 마산창원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할말이 없다. 마음이 너무 무겁다"고 말했다.

창원촛불은 오는 4월 16일 '3주기 추모행사'를 연다. 이들은 추모제를 열고 난 뒤에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조혜리씨는 "세월호 인양이 끝이 아니다.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활동은 논의해서 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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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창원촛불'팀은 2016년 12월 2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정의당 경남도당 "진실도 인양되어야 한다"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 여영국)은 23일 논평을 통해 "세월호 본체 인양, 진실도 인양되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도당은 "1072일이 된 어제 예비인양과 본인양이 결정되었고, 1073일이 되는 오늘, 밝은 빛이 있는 곳에서 차가운 어둠 속으로 사라졌던 세월호는 차가운 어둠 속에서 밝은 빛으로 다시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정의당도당은 "국민과 가족들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긁기고 녹슬고 상처받은 세월호만큼의 슬픔과 눈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러나 정부와 진실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은 수많은 거짓말과 핑계로 무능뿐만 아니라 잔인함의 끝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들은 "참사의 진실을 인양만으로 포장하려들지 말길 바란다. 진정으로 세월호와 가족들, 국민의 마음에 밝은 빛을 비추려면 참사의 진실을 제대로 밝히고 그에 따른 재발 방지책과 처벌을 엄중히 물어야할 것"이라 했다.

정의당도당은 "차가운 어둠 속에 있던 방해받고 상처받은 진실 규명도 밝은 빛 속에서 상처받지 않고 고통 받지 않는 제대로 된 진실이 인양되어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과 유가족 및 국민들의 아픔을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인양된 세월호에도 따뜻한 봄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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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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