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최대 변수로 떠오른 '신동빈 리스크'

법원 재판과 검찰 수사 잇따라 받는 신 회장, 거취 문제 최대 변수로

등록 2017.04.07 20:06수정 2017.04.0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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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신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박 전 대통령과 독대 당시에 오간 대화 내용과 이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과정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2017.4.7 ⓒ 연합뉴스


신동빈 리스크가 롯데 그룹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 면세점 특혜 의혹으로 검찰 조사도 받게 되면서 신 회장의 거취도 장담할 수 없다. 신 회장 거취에 문제가 생기면, 지주사 전환 등 그룹 현안 처리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신동빈 회장은 7일 오전 9시 15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굳은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답변만 남기고 검찰 조사실로 들어갔다. 신 회장은 일단 참고인 신분이다.

검찰은 신 회장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타워 면세점 사업 재허가를 받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미르· K스포츠재단에 100여억 원을 출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재단 기부를 대가로 면세점 허가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이런 의심이 사실로 밝혀지면 검찰은 신 회장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수 있다. 형법 133조에 따르면 뇌물을 공여하거나 공여 의사를 표시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검찰 조사를 무사히 넘기더라도 법원 공판이 남아 있다.

신 회장은 면세점 특혜 의혹과는 별도로 배임 혐의로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총수일가 공짜 급여 지급과 롯데 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롯데시네마 매장 운영권을 헐값으로 매각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에 매주 공판 진행 예정, 롯데그룹 분위기 '침울'


재판부는 4월 한 달간 매주 2번(월요일과 수요일)씩 공판을 열 예정이다. 신 회장은 이 재판에 모두 참석해야 한다. 신 회장은 이날 검찰 조사를 마치고 3일 뒤인 10일 또 다시 서초구 중앙지법에 나와야 한다. 신 회장은 공판이 있는 날에는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법원 공판이 아침부터 시작해 저녁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신 회장은) 재판이 있는 날은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재판부는 각 혐의별로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재판이 끝나려면, 최소 6개월 가량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에 대한 형사 재판과 검찰 조사가 잇따르면서 롯데그룹 내 분위기도 침울하다. 그룹 총수가 법원과 검찰을 오가면서, 사드 문제와 지주사 전환 등 굵직한 현안 처리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금까지도 검찰 수사 등으로 경영 일정에 차질을 빚어왔다.

실제로 검찰이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롯데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면서, 지난해 6월로 예정된 호텔롯데 상장은 연기됐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2015년 롯데 지주사 전환을 선언했지만, 아직 구체화된 그림도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6월부터 검찰 수사에 따른 출국 금지로 발이 묶여 있다. 최근 사드 문제로 중국에서 롯데 불매 운동과 롯데마트 영업정지 등이 잇따르고 있지만, 해외 사업을 직접 나가 챙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출국금지도 풀리지 않고 있고, 재판으로 매주 이틀간 자리를 비워야 하는데 일하는 날로 보면 큰 비중"이라면서 "직원들도 이런 상황에 대해 우려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하는 등 신 회장의 거취에 문제가 생기면, 롯데그룹은 '폭풍우 속 선장을 잃은 격'이 된다. 이 경우 롯데그룹의 경영상 어려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룹 5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내놓은 '질적 성장(투명경영과 핵심역량 강화, 가치경영, 현장경영)'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그룹총수의 형사 재판과 검찰 조사에 롯데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롯데 쪽 관계자는 "그런 상황은 상상도 하고 있지 않다"며 손사레를 쳤다.
#신동빈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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