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원 구조 미스터리, 두 버전의 검찰 자료

[세월호, 진실을 찾아서] 세월호 '선원만 전원구조' 의혹

등록 2019.04.17 07:57수정 2019.04.1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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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 지났습니다. 더 늦기 전에 그날 그 아침으로 돌아가, 이 이상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새롭게 정리하여 의혹을 확정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서둘러 끝낸 세월호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하고자 합니다. <오마이뉴스>는 4.16시민연구소가 정리한 의혹을 연속 게재합니다.[편집자말]
세월호 참사 이후 검찰은 ① 세월호 침몰 원인과 승객 구호의무 위반 책임, ② 선박안전 관리‧감독 부실 책임, 사고 후 구조과정의 위법행위, ④ 청해진해운(선사) 실소유주 일가의 비리, 해운업계 전반의 구조적 비리 등 5개 분야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하여 총 399명을 입건하고 그 중 154명을 구속하였습니다.
(대검찰청 보도자료,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수사 설명자료>, 2014.10.6.)

검찰의 기소로 여러 재판이 진행되었고 지금 대부분 재판은 대법원 판결까지 끝났습니다. 자, 이러한 검찰의 광범위한 수사와 이후 진행된 재판을 통해서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게 되었을까요?

현재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밝혀진 사실은 거의 없습니다. 침몰 원인도, 해경이 선원만 구조한 이유도, 통영함이 출동하지 않은 이유도, 국정원과 세월호의 관계도, 세월호 참사에서 대통령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한마디로 검찰이 부실 수사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검찰의 부실 수사라는 문구 앞에는 '고의적' 또는 '의도적'이라는 단어가 사실상 생략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 검찰이 무능해서 또는 권한이 없어서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본 연재를 통해 검찰의 '고의적' 부실 수사 사례들을 계속해서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어떻게 은폐되었는지, 나아가 향후 어떻게 세월호 진상규명을 해야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번 회에서는 해경이 선원을 구조하면서 선원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는 거짓말과 그 해경의 거짓말을 사실상 용인하는 검찰을 다룹니다. 경찰과 검찰이 동시에 거짓말을 한 사례입니다.

123정, 선원인 줄 몰랐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35분경 해경 P123정(이하 123정)은 세월호가 기울어져 있는 해역에 도착합니다. 123정은 현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든 현장에 도착해서든 세월호와 한 번도 교신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고가 난 선박을 향해 구조를 목적으로 이동하면서 세월호의 상황을 파악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입니다. 그리고 현장에 도착해서도 세월호와 교신을 하지 않는 것은 더더욱 납득하기 힘든 일입니다. 현장에 도착했으면 세월호 조타실과 상황을 공유하고 다음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에 도착한 123정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체적으로 보유한 고무단정을 내려서 세월호를 향해 출발시킵니다. 그리고 그 고무보트는 정확하게 기관실 선원들이 대기하고 있던 3층 좌현으로 가서 이들을 전원 구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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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실 선원을 태우고 돌아오는 고무단정 (9시 39분 52초경) ⓒ 해양경찰청

 
9시 45분경에는 123정 자체가 세월호 조타실에 접안하여 조타실 안에 있던 10명(선원 8명과 필리핀 가수 부부)을 123정으로 옮겨 태웁니다. 이상으로 사실상 선원들만을 전원구조한 것입니다. 그런데 123정 승조원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구조한 사람들이 선원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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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실 선원을 구조하는 123정 (9시 45분 37초경) ⓒ 해양경찰청

 
선원인 줄 알았다

해경이 현장에 도착해 승객은 구조하지 않고 선원들만 전원 구조한 행위는 세월호 참사 초기부터 국민의 분노를 샀습니다. 거기다가 해경은 자신들이 초기에 구조한 사람들이 선원인 줄 몰랐다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했습니다. 검찰 역시 해경을 조사할 때 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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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원 안의 사람은 세월호 2등 항해사(9시 48분 57초경) ⓒ 해양경찰청

 
문. 일반 사람들도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석에서 나온 사람이 운전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비행기 맨 앞에서 나온 사람이 비행기 조종사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는데, 조타실 출입문에 출입 통제가 씌어 있고, 조타실 내에 있었으며, 스즈키 복장에 무전기까지 소지하고 있었다면 누가 봐도 선원임을 당연히 알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답. 예 그렇습니다. 그러나 당시는 선원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 123정 부장 (부정장) 김○○ 경위 진술조서(검찰 2회, 2014.7.10.)

2014년 7월 10일 123정의 부정장을 조사할 때는 검찰 역시 상식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123정의 부정장이 비상식적인 대답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검찰은 이 조사로부터 5일 뒤 수사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검찰은 이 수사보고서에서 채증 영상, 선원들의 복장, 선원들의 진술, 해경의 진술 등을 종합해 당시 해경은 자신들이 구조한 사람들이 선원임을 알고 있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 세월호에서 구명보트로 퇴선한 기관실 직원 및 조타실에서 123정으로 퇴선한 선원들은 해경에서 선원으로 알고 있었음
○ 해경은 일관되게 세월호에서 고무보트를 이용하여 구조한 사람들과 조타실에서 구조한 사람들이 선원임을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조타실이 선원들이 근무하는 곳임을 알고 있고,
○ 기관실 직원들은 기름 묻은 작업복을 입고 있어 선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 1등 항해사 강원식은 가슴에 청해진해운이라고 새겨져 있고 선원 중 박경남과 같이 제일 먼저 123정에 탑선하여 선원임을 알 수 있고,
○ 2등 항해사 김영호는 무전기를 소지하고 있어 선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 3등 항해사 박한결은 작업복을 입고 있어 선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 나머지 선원도 조타실에서 비상이라는 문을 이용하여 퇴선하였기 때문에 선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
- 검찰 수사보고서 <123정에서 세월호 선원들을 탈출한 승객으로 오인하였는지 여부 검토 보고>(2014.7.15.)

다시 말씀드리지만, 검찰은 해경이 선원인 줄 알고 구조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렇다면 검찰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해경은 왜 선원부터 구조를 했는지를 수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국민들이 몹시 궁금해 했던 사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검찰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완전히 바뀐 공소장

검찰의 최종 결론이라 할 수 있는 123정장에 대한 공소장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이 아래와 같이 바뀌어 있습니다.
 
위 선장 및 선원들을 123정으로 옮겨 태우면서 위 사람들이 선장 또는 선원인지, 위 사람들이 나온 조타실에 선장 또는 선원이 없는지조차 확인하지 않아 선내에 있는 선원들과의 연락을 통한 세월호 내 퇴선방송 기회를 일실시켰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선장 및 선원들이 아무런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승객들을 침몰하는 선내에 두고 퇴선하는 것을 방치하였다.
- 123정장에 대한 검찰 공소장(2014. 10. 6.) 14쪽

해경이 선원을 구조할 때 선장 또는 선원인지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사실상 "선원인 줄 몰랐다"는 123정 승조원들의 주장을 용인해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분명히 수사보고서에서 '해경이 선원인 줄 알았다'고 결론을 내린 검찰이 공소장에서는 '해경이 선원인지 확인하지 않았다'로 말을 바꾼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세월호 참사에서 해경의 '선원 전원 구조'는 핵심 의혹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이 의혹을 해명하기는커녕 오히려 은폐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그 검사들은 지금도 상당수 검찰에 남아 있습니다.

지금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세월호 특별수사단이 꾸려지게 될 경우 그 구성원들은 이전 세월호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과는 완전히 달라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검사들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난 인물이어야 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우리 시민들의 감시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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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 ⓒ 4.16시민연구소

특별수사단 설치 국민청원 바로가기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77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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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서명 ⓒ 4.16시민연구소

특별수사단 설치 국민서명 바로가기
https://goo.gl/forms/kn2XlF2TvQMkUyaF3
덧붙이는 글 4.16시민연구소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세월호의 진실을 찾고자 꾸준히 공부해온 시민들의 모임입니다. 대학원생, 프로그래머, 주부, 교사, 물리학자, 변호사, 선체감독, 프리랜서, 로스쿨생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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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지금까지 세월호의 진실을 찾고자 꾸준히 공부해 온 시민들의 모임입니다. 대학원생, 프로그래머, 주부, 교사, 물리학자, 변호사, 선체감독, 프리랜서, 로스쿨생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hello@416citize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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