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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서 땀 흘린 그가 콜록했다... 감염 걱정 어디까지?

가상인물 김예방씨의 하루 따라가보니... 김우주 교수 "바이러스는 피부 뚫을 수 없다"

등록 2020.02.10 07:53수정 2020.02.1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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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병한 상황에서 사우나나 헬스장을 가도 되는 걸까, 바이러스가 땀을 통해서 감염되거나 높은 온도에서 더 확산하는 건 아닐까, 하는 여러 의문이 든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도움말을 얻어 가상인물 김예방씨의 하루를 꾸며봤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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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선별진료소 ⓒ 이희훈

 
김예방씨는 매일 오전 6시 30분께 집 근처 헬스장으로 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탓에 헬스장을 찾는 사람 수는 평소보다 줄었다. 김예방씨는 탈의실에서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운동하는 곳으로 나갔다. 여느 때와 똑같이 러닝머신에 올라 TV를 켜자 속보가 떴다. '○○구 인근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내용이다. 

괜한 걱정에 주변을 한번 둘러봤다. 벌써부터 땀을 흠뻑 흘려가며 운동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검은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는 사람도 있다. 여러 사람과 함께 땀 흘리는 공간인 헬스장. 와도 되는 걸까?

김우주 교수(아래 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땀으로 배출된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대부분 비말을 통해서 감염된다고 보고 있어요. 또, 확진자의 피를 통해 감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중국에서는 신종 코로나 중증 환자들의 혈액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된 바가 있거든요. 그런데 땀에 바이러스가 섞여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러니 땀만으로 감염되기는 어렵다고 봐야죠.

다만 확진자가 헬스장을 다녀간 경우를 고려해볼 수 있겠죠. 만일 확진자가 손으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막았고, 그 손으로 운동 기구를 만졌을 경우 헬스장에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이 이걸 만졌다고 해서 무조건 감염되는 건 아닙니다. 그 손으로 눈코입 점막 등을 만졌을 경우에 감염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니 헬스장 차원에서는 기구 표면을 꼭 소독해야겠고, 시민들은 손으로 눈코입 등을 최대한 안 만져야겠습니다."

[오전 7시 30분] 덥고 습한 사우나... 감염 가능성 있을까

사우나는 어떨까? 김예방씨가 다니는 헬스장에는 사우나가 함께 마련돼 있다. 김예방씨는 공용 라커룸에 옷을 두고, 이곳에서 사용하는 공용 수건을 사용한다. 손에 수건을 들고 고온다습한 증기로 꽉 찬 사우나실 유리문을 열었다.

김 = "바이러스에 최적의 환경은 겨울과 같은 저온 건조한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수 일, 수 시간도 남아 있죠. 하지만 사우나는 환경이 다릅니다. 바이러스가 죽는 건 60도 이상의 온도입니다. 사우나 내부 평균 실내 습도가 80%, 온도가 약 40도 전후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바이러스가 생존하기는 어려워요. 2003년에 발병했던 사스를 예로 들 수 있어요. 사스는 7월 여름철에 종식됐어요. 바이러스가 고온다습한 여름 같은 환경에서 살 수 없었기 때문이죠.

바이러스가 묻은 표면이 섬유(면) 소재일 경우에도 오래 생존하지 못합니다. 비말 물방울이 묻었다 하더라도, 섬유가 수분을 흡수해 바이러스가 말라 죽기 때문이죠. 스테인리스나 코팅된 나무 등 딱딱한 표면에서는 바이러스가 오래 생존합니다. 결론적으로 안전을 지키기 위해선 표면 소독도 꼼꼼히 하고, 위생 주기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거죠."

[오전 8시 30분] 출근길 지하철, 의자에 앉지 못했다

김예방씨는 마스크를 쓰고서 출근길 지하철에 올랐다. 공기 중 감염에 대한 우려로 거리에서도 마스크는 꼭 쓰고 다닌다. 신종 코로나 이후로는 대중교통 의자에도 앉지 않는다. 혹여 확진자, 혹은 접촉자가 지나쳤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김 = "바이러스는 피부를 뚫지 못합니다. 단지 감염자가 있던 곳을 지나치거나 앉았다고 해서 감염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바이러스가 차내 일부 표면에 묻었을 가능성을 고려해 눈코입은 만지지 말아야 하고요.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돈다? 일단 비말이란 게 작은 입자의 물방울이거든요. 그래서 2m 이내로 포물선을 그리면서 떨어지게 됩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 무생물 모두 중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바이러스도 계속 풍선처럼 떠 있을 수는 없다는 거죠. 

만일 중력을 어긋나게 하는 어떤 기류, 예를 들어 폐쇄된 방 안에 공기 순환 시스템이 있다면... 글쎄, 아무래도 그럴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을 거로 생각합니다."

[낮 12시] 신종코로나, 과연 내 아이는 안전할까?

회사 점심시간. 빠지지 않는 화두는 신종 코로나다. 김예방씨의 직장동료는 올해 다섯살 된 딸아이가 걱정이라고 했다. 어린이집도 안 다니지만, 혹여 다른 곳에서 감염이 되지는 않을까 해서다. 아이들의 감염사례를 찾아봐도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 아이들은 피해간다'와 '생후 30시간 만에 중국에서 신생아 신종 코로나 확진' 등의 반대되는 내용이 나온다.

 = "이 내용에 대해서는 입증된 게 없어요. 하지만 2015년 메르스 때도 아이들은 잘 안 걸렸죠. 환자들은 주로 성인들이었고, 사망자는 노인이나 만성병 환자들이 많았어요. 아이들이 잘 안 걸리는 면역 요인, 유전적 요인에 대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거죠. 다만 아이들이 성인에 비해 외부 요인에 대한 노출빈도가 낮은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감염은 외부 환경에 노출돼야 생기니까요."

[오후 6시] 약국에서 구입한 소독제... 신종코로나 없앨 수 있을까

김예방씨는 퇴근길에 근처 약국에 들러 소독용 에탄올을 구매했다. 집 현관문 손잡이나 신발장 등을 소독할 예정이다. 또 내일은 이것으로 회사 책상도 꼼꼼히 닦아볼 참이다. 혹여 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얼마나 어떻게 소독해야 할지 아는 것은 없다.

김 = "사실 바이러스마다 성질이 달라요. 소독제에 내성이 있는 경우도 있죠. 예컨대 2015년 메르스 때는 한 번 소독만으로는 바이러스가 완벽하게 잡히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죠. 

그런데 문제는 소독제를 얼마만큼 써야 신종코로나를 없앨 수 있는지, 이 바이러스가 소독제에 내성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나온 게 없다는 거예요. 사스나 앞선 코로나바이러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추측할 뿐이죠. 

이 바이러스가 국가적인 비상사태 수준이라면 정부는 현장에 있는 국민들을 위해 일상생활에서의 예방법도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해요. 사우나·헬스장·집·회사 등 시민들이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서 어떤 소독제를 얼마나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요. 국민들 불안이 높고 스스로 예방법 알기를 원하는 만큼, 지금이라도 범부처가 협력해서 시민들에게 과학에 근거한 구체적인 예방책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예방씨는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 후 일상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세세한 청결에 주의를 기울이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생에 신경쓴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막막한 기분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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