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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집 여주인 스토킹하다 살해한 40대, 징역 20년

창원지법 제2형사부 "여성혐오 살해 인정"... 유가족 "형량 너무 작아" 눈물

등록 2020.09.10 12:06수정 2020.09.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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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방법원. ⓒ 윤성효

 
[기사보강 : 오후 1시 45분]

10여 년 단골이던 고깃집의 60대 여주인을 스토킹하다 살해한 40대가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10일 창원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이정현‧윤성식‧최지원 판사)는 창원 한 식당 여주인 살해범 ㄱ(43)씨에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징역 30년을 구형했는데 감형됐다.
 
ㄱ씨는 지난 5월 4일 창원시 성산구 한 아파트단지 앞에서 식당 여주인 ㄴ(60)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ㄱ씨는 경찰에 "내가 단골손님인데 다른 손님들과 다르게 고기를 구워주지 않는 등 차별하고 냉랭하게 대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런데 경찰 수사에서 ㄱ씨는 ㄴ씨를 스토킹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ㄴ씨의 아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어머니 핸드폰에서 가해자가 2월부터 100여 통의 전화를 걸었던 통화기록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아들은 "참다 못해 수신거절까지 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남성은 새벽부터 늦은 저녁 시간까지 셀 수도 없는 전화를 걸었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ㄱ씨에 대해 "피고인은 피해자한테 이성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휴대전화에 담긴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성적 호감을 가지고 계속 집착하다 질투심과 여성 혐오감을 느껴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죄를 치밀하게 준비했고, 계획적 살인을 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법정에서 진술을 통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장이 선고를 하자 ㄱ씨는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듯 무슨 말을 하려다가 법원 경비한테 제지를 당했다.
 
법정에서는 ㄱ씨의 가족과 ㄴ씨의 유가족들도 함께 나와 재판을 지켜봤다. 선고가 내려진 뒤 피해자인 ㄴ씨 유족들은 "20년이라니, 너무 작다, 살인을 했는데, 사형시켜라"라고 말하기도 했고, 일부 가족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여성의당 "재판부의 결정 아쉬워"

이날 판결에 대해, 여성의당(공동대표 김진아‧이지원‧장지유), 여성의당 경남도당(위원장 이경옥)은 성명을 통해 "재판부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하며 스토킹 범죄 처벌법 제정을 촉구한다"고 했다.

여성의당 경남도당은 이번 사건 이후 여러 차례 집회와 1인 시위에 이어 방청을 통해 법정 모니터링 해왔다.

판결에 대해 여성의당은 "수년간 스토킹에 의한 계획적 범죄임을 온갖 증거들이 입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선고문에 '이성적 호감을 가지고 피해자가 거절했으나 집착, 질투심으로 인해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등의 문구를 사용하는 것은 명백히 피고인의 입장에 치우친 판결문이다"고 했다.

이들은 "결심 공판에서 증언한 피해자 자녀의 절절한 호소를 재판부는 벌써 잊었는가"라며 "피해자가 스토킹으로 인한 엄청난 고통을 오랫동안 겪었고, 피해 신고를 한 후에 살해당한 스토킹범죄 살인사건이었음을 명백히 밝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판결이 나온 것은 재판부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이유도 있지만 현행법상 스토킹 범죄를 처벌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토킹 범죄는 살인 예고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토킹 범죄 처벌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성의당은 "스토킹 범죄 처벌법은 1999년부터 국회에서 수차례 발의됐으나 폐기됐다"며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예방이 가능하도록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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