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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 학살 현장에서 나온 금·은니... "특이한 유품"

[대전 골령골 유해발굴] 옷걸이 모양의 철 재질 도구도 발견, 유가족 중심으로 희생자 신원 확인 중

등록 2020.10.26 11:54수정 2020.10.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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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골령골 민간인 집단희생지 유해발굴 현장에서 발굴된 희생자의 치아. 금니와 은니를 한 치아(사진 위), 고급 치과 치료를 한 흔적이 뚜렷한 치아(사진 아래)가 각각 발굴됐다. ⓒ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 제공

   
대전 골령골 민간인 집단희생지 유해발굴 현장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철 재질의 도구와 함께 금니와 은니 등 고급치과 치료를 한 희생자의 치아가 발굴됐다. 유해발굴공동조사단은 희생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특이유품으로 보고 유가족의 증언을 기대하고 있다.

대전 동구청과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단장 박선주, 아래 공동조사단)은 25일 골령골 제1집단 희생 추정지(대전 동구 낭월동 13-2번지)에서 희생자의 치아와 함께 용도를 알 수 없는 철 재질의 도구를 발굴했다.
          
한 희생자의 치아는 앞니에 금과 은을 씌웠다. 또 다른 희생자의 치아도 치과 치료를 한 흔적이 뚜렷하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1950년 당시 금과 은 또는 고급재료로 치아를 치료한 것으로 보아 경제적으로 부유했던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치과의사도 "치료 방법으로 볼 때 상류층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은 희생자의 치아와 함께 발굴된 용도를 알 수 없는 철 재질의 도구도 희생자를 특정할 수 있는 단서가 되지 않을까 주목하고 있다. 이 도구는 길이 10cm 남짓으로 옷걸이 모양이다. 또 다른 도구는 5cm 정도로 한쪽 측면에 나사를 조일 수 있게 구멍이 뚫려 있다. 희생자에게 사용한 수갑에서 떨어져 나온 부품이거나 포승 용도가 아닐까 하는 추정도 있지만 불분명하다.

공동조사단의 안경호 총괄 담당(4.9 평화통일재단 사무처장)은 "특이한 유품이다, 당시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다 희생된 사람 중 치과 치료를 받았던 사람이 있는지 유가족을 중심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령골에서는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까지 3차례에 걸쳐 국민보도연맹원과 대전형무소 수감 정치범을 대상으로 대량 학살이 벌어졌다. 당시 가해자들은 충남지구 CIC(방첩대), 제2사단 헌병대, 대전지역 경찰 등이었고, 그들에 의해 법적 절차 없이 처형됐다.
 

대전 골령골 민간인 집단희생지 유해발굴 현장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철 재질의 도구와 함께 금니와 은니 등 고급치과 치료를 한 희생자의 치아가 발굴됐다. ⓒ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 제공

  

대전 골령골 민간인 집단희생지 유해발굴 현장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철 재질의 도구와 함께 금니와 은니 등 고급치과 치료를 한 희생자의 치아가 발굴됐다. 유해발굴공동조사단은 희생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특이유품으로 보고 유가족의 증언을 기대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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