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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폭등한 서울과 세종, 출산율 감소 폭도 컸다

지난해 사상 첫 인구 3만3000명 자연감소... 합계출산율도 0.84명으로 최저

등록 2021.02.24 18:17수정 2021.02.2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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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등 강남구 아파트값 8개월 만에 상승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2019년 6월 셋째 주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2% 올랐다. 강남구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2018년 10월 셋째 주 이후 34주 만이다. 사진은 14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의 모습. ⓒ 연합뉴스


지난해 대한민국 인구가 처음으로 자연 감소했다.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이른바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한 것이다.

무엇보다 출생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집값 상승 폭이 큰 도시일 수록 출산율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지난해 주택가격이 10% 오른 서울은 합계출산율이 11% 가까이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국내 인구는 사상 최초로 자연감소가 발생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3만3000명 많았다.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명 감소했고, 총 출생아는 3만300명 줄어든 27만2400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가 출생아 수를 앞지른 것은 지난 1970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사망자>출생자...  사상 첫 인구감소 '데드크로스'

통계청은 이런 추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김수영 통계청 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구감소는 저출산으로 출생아가 줄고, 인구 고령화로 사망자 수가 증가하면서 최초 발생했다"며 "코로나19로 혼인이 많이 감소한 상태에서 출생아 수가 감소할 여지가 있어, 자연 감소는 조금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29년으로 예측된 국내 총인구(외국인 등 포함) 감소 시점도 더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2019년 '장래인구추계'에서 작년 출생아 수를 29만2000명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실제 출생아 수는 이보다 2만명 적었다. 다만 김 과장은 "총인구 감소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은)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출산율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집값 상승 등에 따른 주거비 부담이 꼽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여러 기관이 집값이 오르면 출산율이 낮아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정기 보고서에 실린 '주택가격과 출산의 시기와 수준' 논문을 보면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가 오르면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세종 등 집값 폭등 지역, 출산율 감소도 컸다

2009~2013년 우리나라 16개 시∙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이 오를수록 출산율은 낮아졌다. 주택 매매가와 합계출산율과의 상관계수는 -0.70, 전세가와 합계 출산율과의 상관계수는 -0.68로 조사됐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상관도가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주거비가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반비례 관계가 뚜렷히 포착된다. 

각 도시별 통계를 살펴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출산율과 집값이 반비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특히 서울은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이 1년 새 1억원이 올랐는데, 합계출산율은 11% 넘게 곤두박질쳤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중위 매매가격도 2019년 12월 8억6223만원에서 2020년 12월 7억9757만원으로 1년 새 1억2000만원 이상 올랐다. 국민은행이 집계하는 주택매매가격지수도 서울은 지난해 12월 기준 113.5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7% 상승했다. 지난해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64로, 지난 2019년 0.72보다 11.1%나 감소했다. 

지난해 전국 시도 가운데 주택매매가 지수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세종시(36.02%)도 합계출산율이 1.47에서 1.28로 12.9% 감소했고, 대구(출산율 13.3% 감소, 매매가 9.35% 상승)와 대전(출산율 8.8% 감소, 매매가 12.01% 상승), 경기(출산율 6.9% 감소, 매매가 11.58%상승) 등도 출산율과 집값은 반비례했다.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경기부양의 목적으로 시행해왔던 부동산 정책이 주택가격의 상승을 초래한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택문제를 더욱 심화시켜 더 많은 복지재원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출산율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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