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인파 관리를 했다고 했지 인파 관리를 위해서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고 하진 않았다."
김광호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이태원 압사 참사' 당일(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인근에 투입된 50명의 경찰 병력이 인파 관리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실토했다. 당시 현장에서 마약수사를 지휘했던 일선 형사과장의 "인파 관리가 주된 업무가 아니었다"는 증언이 나온 뒤다.
김광호 서울청장의 이 발언은 4일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나왔다. 청문회엔 김 청장을 비롯해 경찰과 소방 관계자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인파 관리 주된 업무 아니었다" 현장 지휘관 증언 나오자...
"형사 병력을 인파 관리를 위해서 동원했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문에 김광호 서울청장은 "인파 관리를 했다고 했지 인파 관리를 위해서 배치했다고 하진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어 "11월 7일부터 일관되게 말씀드린 것이, 서울청은 핼러윈 관련 범죄 예방 목적으로 전체적으로 (병력을) 배치했다고 진술해왔다"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김광호 서울청장의 답변을 들은 참사 유가족들은 탄식과 한숨을 내뱉었다.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또한 "인파 관리를 했다고 했지 인파 관리를 위해 배치했다고 안 했다는 건 이상한 답변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광호 서울청장은 "인파 관리를 위해서 배치한 건 없다고 말씀 드렸다"면서 "다만 형사들이 현장에서 CPR도 하고 인파 관리도 했다"라고 해명했다.
김광호 서울청장의 발언은 참사 당일 현장의 마약수사를 지휘했던 최을천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의 증언이 있은 뒤 나온 것이다.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을천 형사과장은 '인파 관리와 관련해 사전 지침이나 지시를 받은 적 있느냐'는 물음에 "인파 관리가 주된 임무는 아니었다"라고 증언했다.
김광호, "마약과 범죄 예방에 초점 둘 수밖에 없었다" 항변
이어지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신문에서 김광호 서울청장은 "저희는 마약과 범죄 예방에 초점 둘 수밖에 없었다"면서 인파 관리 소홀에 대해 항변했다.
김 청장은 "경찰청장이 취임하면서 마약에 대한 특별대책을 지시했다"면서 "언론 분석을 보면 (10월) 29일까지 133건의 보도가 있었는데, 60% 이상이 핼러윈 관련 홍보성 기사였고, 나머지 19% 내지는 전부는 마약 관련 범죄 예방이 필요하다는 기사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