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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 당시 여중생·고교생 대거 '시위 참여' 규명

진실화해위, 여중생 9명-마산상고 43명 결정... 현재까지 99명 밝혀내

등록 2023.07.06 09:31수정 2023.07.0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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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기념탑' 인물상. 이 기념탑은 1962년 7월 10일 건립되었다. ⓒ 윤성효

 
경남 창원마산에서 1960년 이승만 자유당정권의 3·15부정선거에 반발해 일어난 유혈 민주화운동 당시 여자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이 대규모로 참여했다는 사실이 국가에 의해 진실규명되고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2기, 진실화해위)는 3·15의거 당시 마산여중·고생과 성지여중생 9명, 마산상고 43명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후속 조치를 권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마산제일여고, 창신고 학생에 이어 나온 진실규명이다.

여중생 "불종거리에서 마산시청으로 이어지는 시위 참여"

이번에 3·15의거 시위에 참여했던 여중·고생 9명이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진실화해위는 "조사 결과, 정아무개씨 등 9명은 3·15의거 당시 마산여자중·고, 성지여자중 학생으로 마산지역 8개 고교 학생들의 대규모 시위 등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조사과정에서 신청인들은 1960년 마산여고, 마산여중, 성지여중 재학생으로, 시위 참여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했고, 참고인들 진술에서도 신청인들의 시위 참여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각종 문헌도 살폈다고 전했다.

당시 마산여중 3학년이었던 박아무개씨는 "3월 15일 저녁, 친구들과 시위에 함께 참석했고, 4월 13일 무학국민학교 부근에서 소방차가 살수한 빨간 염색수를 맞으며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이었던 백아무개씨는 "그날 저녁 친구들과 불종거리에서 마산시청으로 이어지는 시위에 참여했고, 4월 마산지역 8개 고등학교 학생들의 낮 시위 행렬에 함께 참여했다"고 진술했다.


옛 마산상고 학생 "이동하던 도중 친구가 총상을 입어"

옛 마산상고(현 용마고) 학생이었던 시위 참여가 43명에 대한 진실규명도 있었다. 진실화해위는 "조사 결과, 이아무개씨 등 43명은 당시 마산상고 학생들로, 마산지역 8개 고등학교 학생들의 대규모 시위 등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옛 마산상고는 3·15의거와 4·19 혁명의 불씨가 된 김주열 열사가 입학시험을 치렀던 학교로, 그는 1960년 3월 15일 실종됐다가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시신으로 떠올랐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조사과정에서 신청인들은 시위 참여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했고, 참고인들 진술에서도 신청인들의 시위 참여 사실을 확인했다"며 "시위와 관련한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통해 각종 문헌 자료와 부합한 점 등을 통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마산상고 3학년이었던 조아무개씨는 "3월 15일, 학교 간부들과 모여 부정선거 반대시위 계획을 의논했다. 그날 저녁, 북마산파출소 인근에서 학생 30~40여 명이 모여 시민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며 투석하며 시위하던 중 파출소에 불이 났고 경찰이 총을 쏴 시위대가 흩어졌다"라고 진술했다.

같은 3학년이었던 이아무개씨는 "3월 15일, 민주당사 앞에서 친구들과 함께 부정선거 반대 구호를 외치다 몽고정 방향으로 이동하던 도중 친구가 총상을 입어 부림시장 인근 시민외과로 이송했다"라고 기억했다.

2학년이었던 김아무개씨는 "4월 12일, 학교에서 각 반을 돌며 시위 계획을 알리고 동참을 촉구했다"면서 "학교 학생 단체 시위에 참여해 시내 일원을 행진하며 '김주열 살려내라' 등의 구호를 외친 후, 김주열 열사 시신이 안치된 도립마산병원에서 묵념 등 추모 의식을 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들의 진술과 진실화해위의 판단을 종합하면, 3·15의거 당시 마산고, 마산상고, 창신고, 마산공고, 마산여고, 마산제일여고, 성지여고, 마산간호고등기술학교 등 8개 고교를 중심으로 대규모 학생 시위가 일어났던 것이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진실규명 결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3·15의거 참여자의 명예를 선양하고, 3·15의거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후대에 알리기 위한 기념사업 및 교육사업, 유적지 복원 등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그동안 3·15의거 사건 관련 '3·15의거 고문 등 피해사건' 등 46건(47명)에 대해 진실을 밝혔다"며 "이번 사건 43건과 여중생 9건을 포함해 진실규명 결정 사건은 총 98건(99명)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3.15의거 #진실화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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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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