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원희룡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날파리 선동 탓"

[긴급 기자회견]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 제기한 민주당 겨냥... "사실 아니면 간판 내려라"

등록 2023.07.06 12:00수정 2023.07.07 11:14
147
원고료로 응원
a

원희룡 "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 정치 생명 걸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뒤 "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 정치 생명 걸겠다"고 말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정재 국민의힘 국토위 간사. ⓒ 남소연


[기사보강 : 6일 오후 4시]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해서는 도로 개설 사업 추진 자체를 백지화하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전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에 대해, 사업 자체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의 노선에서 종점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변경된 종점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일가가 보유한 토지 인근임이 드러나 김 여사 일가에게 재산상 특혜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노선을 변경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관련 의혹이 나오자, 원희룡 장관은 해당 노선의 '원점 재검토'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추가 의혹이 제기되고 관련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고속도로 사업 자체의 백지화를 선언한 것. 

"이 노선이 정말 필요하다면, 민주당이 다음 정부에서 하라"

원 장관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과 국토교통부가 관련 의혹에 대해 당정협의회를 갖고 그 결과를 브리핑하기 위한 자리였다.

국토교통부는 상당히 구체적으로 관련 의혹을 반박했는데, 요약하면 ▲노선 변경은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 검토 중인 사안일 뿐이고 ▲해당 종점은 IC(나들목)가 아니라 JC(분기점)이기 때문에 재산상 이득을 취하기 어렵고 ▲만의 하나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재산상 이득이 목적이었다면 현재 변경을 검토 중인 노선이 아니라 양평군이 제안한 다른 노선으로 변경했어야 가능하다는 취지였다. 또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가 끝난 뒤에도 고속도로 노선을 변경한 사례가 있다며 '흔한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기자회견 내내 별다른 말이 없이 배석만 하고 있던 원희룡 장관은, 백그라운드 브리핑 말미에 카메라 앞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준비한 원고를 꺼내들고 "국토부 장관으로서, 정부의 의사결정권자로서 말씀드린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해서는 노선 검토뿐만 아니라 도로 개설 사업 추진 자체를 이 시점에서 전면 중단하고, 이 정부에서 추진되었던 모든 사항을 백지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노선이 정말 필요하고, (더 나은) 최종 노선이 있다면, 다음 정부에서 하시라"라며 "민주당은 더 이상 추측과 정황만으로, 찔끔찔끔 소설 쓰기로 의혹 부풀리기에 몰두하지 말고, 자신 있으면 정식으로 국토부 장관인 저를 고발하시라. 수사에 응하겠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장관직을 걸 뿐만 아니라 정치 생명을 걸겠다"라며 네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김건희 여사의 땅이 거기(변경되는 노선에) 있었다는 것을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인지한 게 있다면 ▲노선 결정 과정에 관여를 한 사실이 있다면 ▲권력층으로부터든 국회의원으로부터든 민간인으로부터든 이와 관련된 연락을 받거나 청탁이나 압력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 사업 업무 관여자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받은 게 있다면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이어 "대신, 그 고발 수사 결과 민주당이 제기한 현재 의혹들이 다 근거가 없고 무고임이 밝혀진다면, 민주당은 간판 내리시라"라며 "이후로 근거 없이 의혹 제기하는 사람들은 모두 정계를 떠나거나 아니면 국민들을 상대로 한 공개적 스피커 역할을 그만두시라"라고 날을 세웠다.

주민 피해 지적되자 민주당에게 책임 돌려
 
a

원희룡 "이재명, 민주당 간판 걸고 한 판 붙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를 가진 뒤 소통관에서 브리핑 하던 중 "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 정치 생명 걸겠다"고 밝힌 후 이동하던 중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간판 걸고 한 판 붙자"고 말하고 있다. ⓒ 남소연

하지만 당장 현장의 기자들로부터 질문이 쏟아졌다. 아직 용역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갑작스레 사업을 백지화하는 게 온당한 정책적 의사 결정이냐는 물음이었다. 원희룡 장관은 "이 정부에서 추진됐던 것을 전부 백지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정부 임기 내에는 추진하지 않겠다"라는 뜻을 재차 분명히 했다. "김건희 여사가 선산을 옮기지 않는 한, 그것을 처분하지 않는 한, 민주당의 이 날파리 선동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그 원인을 제거하겠다"라는 설명이었다.

원 장관은 이날 이번 백지화의 근본 원인이 민주당에 있음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민주당의 선동 프레임이 작동하는 순간, '꺼리'를 주고 우리가 국력을 낭비할 수 없다"라는 주장이었다.

지역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서 추진하던 사업인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중단해도 되냐는 취지의 지적들도 나왔다. 그는 "입장은 지금 발표한 것뿐"이라며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면 그때그때 하겠다"라는 답으로 대신했다. 특히 "주민 피해를 염려하는 집단은 이런 식으로 사태를 몰고가지 않는다"라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이 과정에서 매몰된 사회적 비용의 책임이 민주당에게 있다는 의미인지 물었을 때, 그는 "그건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다"라고만 답했다.

용산 대통령실과 논의가 된 사안이냐는 물음에 원 장관은 "제가 전적인 책임을 진다"라며 "제 정치 생명과 장관직을 걸었지 않느냐. 민주당은 민주당의 간판을 거시라"라고 반복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을 만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 관련 질문에 "오늘 당정협의에서 그렇게 된 것으로 안다. 지역의 숙원사업인데 여러가지 근거없는 주장들 때문에 정쟁에 휘말리는 것을 원희룡 장관이 안타까워서 (그렇게) 결정하신 것 같다"라며 "말하신 내용에 대해선 진행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대통령실이)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고속도로 #김건희
댓글14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