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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커스트리트 역 안에 있는 '빨간머리 연맹'의 삽화. '빨간머리 연맹'은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여러 단편 중 하나다.
ⓒ 오두환

초등학생 시절 여름 방학이 되면 차가운 방바닥에 누워 책을 읽던 기억이 난다.

누가 읽으라고 해서 읽은 것도 아니었고, 서점에 들렀다가 호기심으로 뽑아든 책들이었다. 그중에는 그때의 감정을 잊지 못해 지금도 매년 여름만 되면 습관적으로 찾아 읽게 되는 책이 있다.

안개가 자욱한 습한 거리, 얼굴도 모르는 범인의 흔적을 하나하나 찾아나서는 사립 탐정 이야기. 한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사냥 모자를 눌러쓰고 다니는 사나이, 사건의 실마리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할 때면 파이프 담배를 폼 나게 피던 그 사람. 그의 이름은 바로 셜록 홈즈다.

▲ 매장에서 판매하는 셜록 홈즈 조각상(왼쪽)과 지하철역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셜록 홈즈 그림의 타일들.
ⓒ 오두환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셜록 홈즈는 실존인물이 아니다. 영국의 추리소설가 아서 코난 도일이 1887년 ‘주홍색의 연구’라는 책을 발표하면서부터 그는 모험담은 100년이 넘도록 계속 돼 왔다.

하지만 그의 집이 실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살펴보면 그의 집 주소는 영국 런던 베이커스트리트 221b로 돼 있다. 소설 속 셜록 홈즈와 왓슨박사가 1881년부터 1904년까지 살았던 집이다.

홈즈의 집을 찾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베이커스트리트 역으로 향했다. 과연 홈즈의 집이 정말 있을까. 역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셜록 홈즈였다. 지하철역 벽면을 온통 도배한 셜록 홈즈 타일들. 그는 이곳 베이커스트리트에 살고 있었다.

지하철역을 나와 그의 집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원래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 시리즈를 집필할 당시만 해도 베이커스트리트 221b라는 주소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 실제로 221b라는 번지가 생겼고, 이 번지의 건물에 입주한 여러 회사들이 사무실로 이용했다고 한다.

▲ 셜록 홈즈 박물관 전경
ⓒ 오두환

▲ 2층에 있는 셜록 홈즈의 접견실, 의자에 앉아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오두환

그러다 셜록 홈즈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자 많은 팬레터들이 이 주소로 배달 됐고, 이에 부담을 느낀 건물 주인은 이 건물을 박물관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설록 홈즈 박물관의 안내 책자에 따르면 공식적인 개관일은 1990년 3월 27일이다.

현재 이 박물관은 총 4층으로 셜록 홈즈 관련 기념품들을 판매하는 상점이 1층에 자리 잡고 있고, 2층은 홈즈의 방과 접견실, 3층은 왓슨박사와 허드슨 부인의 방으로 꾸며져 있다.

그리고 4층, 다락방 등 각 층에는 소설 속 장면들이 밀납인형으로 재구성돼 있으며 홈즈가 즐겨 피던 파이프 담배, 각종 수사도구 등도 전시돼 있다.

▲ 각종 소품들이 전시 돼 있는 책상
ⓒ 오두환

셜록 홈즈를 책으로 읽었던 사람이라면 박물관에 있는 소품 하나하나 조차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실존인물은 아니었지만 책 속 공간을 이렇게 현실 속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 이것이 이 박물관의 가장 큰 매력이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나와 길 건너편을 잘 살펴보면 또 다른 셜록 홈즈 기념품점과 카페 등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셜록 홈즈 박물관은 인터넷 홈페이지(www.sherlock-holmes.co.uk)도 운영하고 있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셜록 홈즈를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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