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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8일 오전 국회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8일 오전 국회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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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이날 정 의원은 비대위원장 수락 의사를 밝히면서 "참 이게, 축배라면 계속 거절을 하겠는데... 독배니까 더 이상 피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발언처럼 국민의힘의 새 비대위원장 자리는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 자리다. 법원의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직무가 정지되면서 꾸린 새 비대위는 필연적으로 이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결에 명운이 달렸다. 자칫하다가는 주 전 비대위원장과 똑같은 결말을 맞이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난국은 선거 결과만 놓고 봤을 때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2021년 재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대선과 지선을 연이어 승리한 여당이 내홍으로 곤란에 이르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용산에서 먼저 얘기가..." 문제적인 그 실토 

6일 오후까지만 해도 새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한 인물은 박주선 전 의원이었다. 민주당 출신의 박 전 의원이 갑작스레 비대위원장 유력 후보로 언급되자 언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언론뿐만 아니라 '복수의 여권 관계자' 역시 일부 언론에서 "용산(대통령실)에서 먼저 얘기가 나온 것으로 안다"며 언론의 의문에 쐐기를 박았다.

비록 국민의힘 내부의 반발로 박 전 의원이 아닌 정진석 의원이 비대위원장에 올랐지만 여당 비대위원장직에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얘기가 노골적으로 나올 정도로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은 짙다. 정 의원 역시 윤 대통령의 정계 입문 때부터 함께 해온 '친윤(친윤석열)'으로 분류되면서 '돌고 돌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3월 10일 당선 직후,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대통령이 된 저는 모든 공무원을 지휘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당 사무 정치에는 관여할 수 없다"며 당정 분리를 강조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상반된다.

'문자파동'으로 당무 개입 가시화됐지만... '침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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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은 지난 7월 26일, 윤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간의 텔레그램 문자가 노출되면서 가시화됐다. 사실상 국민의힘 내홍은 이 '문자파동'을 기점으로 불이 붙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대통령이 직접 여당 대표를 향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비판한 모습은 마치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두고 "배신의 정치"라고 비판한 과거를 연상케 했다.

당정 분리를 강조한 과거 발언과 전면으로 상충하는 문자 파동에 대해 윤 대통령은 아직까지도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 8월 17일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이준석 전 대표 관련 질문에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출근길 문답에서도 당정 분리뿐만 아니라 당무 불개입을 천명해왔다. 7월 8일 출근길 문답에서는 이 전 대표의 징계와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고, 지난 2일에도 "대통령으로서 당무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저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발언과 달리 현재까지 불거지고 있는 논란들을 보면 당무 불개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 전 대표와 관련한 텔레그램 문자파동은 물론이고,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여당 연찬회에 참석해 전당대회 일정에 대해 언급했다는 기사가 보도된 점(대통령실은 전당대회 시기 언급에 대해 '사실무근'이라 반박했다), 그리고 이번 비대위원장직을 둘러싸고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여당에서 나온 것 등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은 이제는 마치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25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하여튼 뭐 정부라고 하는 것의 의미가 행정부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당과 행정부가 합쳐진 것을 정부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당정 분리 발언을 180도 뒤집는 말이나 다름 없게 여겨진다.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발언은 틀렸다. 헌법 제4장 '정부'에는 제1절 '대통령'과 제2절 '행정부'만 존재한다. 정당과 관련해서는 헌법 제3장 '국회'에 따로 명시돼 있다. 헌법 제66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속적인 당무 개입 논란은 좁게 보면 여당의 내홍을 촉발한 것이고, 넓게 보면 그로 인한 여당의 국정 운영 부재로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위지만 보다 본질적으로 바라보면 반헌법적 행위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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