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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인터폴의 적색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그림은 인터폴 홈페이지 화면.
ⓒ 인터폴 화면 캡쳐

[기사보강 : 22일 오후 4시 40분]

그동안 정치권과 재계에서 '사면설'과 '귀국설' 등이 나돌았던 김우중(68) 전 대우그룹 회장이 최근 국제형사경찰기구(ICPO, 인터폴) 홈페이지(www.interpol.int)에 사기 혐의로 수배자 명단에 올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인터폴 홈페이지와 재계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최근 인터폴 홈페이지에 사기(fraud) 혐의로 적색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홈페이지에는 과거 김 전 회장의 사진 2장이 올라와 있고, 국적(Nationality)을 '프랑스'와 '한국' 등 두 곳으로 적어놨다.

또 사용하는 언어로는 '영어'와 '한국어'를, 혐의 내용으로 '사기(Fraud)'라고 밝히고 있다. 김 전회장의 신체 특성으로 '짙은 갈색'의 눈동자 색깔과 머리 색깔은 '검정, 회색'이라고 명시했다.

때늦은 '김우중 수배명단 게재' 신청... 왜?

경찰청은 지난 99년이후 6년째 해외 도피중인 김 전 회장에 대해 지난 2001년 3월 인터폴에 제일 높은 수준인 적색수배자(Red Notice)로 요청했지만, 그동안 인터넷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최근 서울방송(SBS) '뉴스추적'은 지난달 9일 "김 전 회장이 인터폴 홈페이지에 수배자로 오르지 않았다"면서 "한국 정부가 김 전 회장의 수배를 요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인터폴의 적색수배대상이 되면?

국제형사기구(인터폴)의 적색 수배 대상자는 이른바 살인이나 고액사기 등 중대 범죄 혐의자들이 해당된다.

적색 수배는 인터폴의 수배 유형 다섯 가지 중 가장 높은 단계다. 하지만, 적색 수배 대상자라고 하더라도 다른 나라 사이를 이동하는데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폴은 수배자의 소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일종의 정보 공조체제를 유지할 뿐이기 때문이다. 또 소재가 파악됐다고 해서 제3국에서 체포하거나 압송하지도 않는다.

김우중 전 회장이 적색 수배 대상에 올라 있다고 하더라도, 프랑스와 독일, 베트남 등 전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이유다. 하지만 해당 범죄 혐의자의 소재가 파악됐고 해당국과 범죄인 인도협정을 맺고 있다면 물론 사정은 달라진다.
인터폴도 관련국 요청으로 인터넷에 게재되지 않았다고 설명해, 정부가 김 전 회장을 못잡는 것이 아니라 잡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커졌었다. 여기에 정치권과 재계 일부에서 '사면설'과 '복귀설' 등이 흘러나오면서, 김우중 전 회장과 관련된 여러 가지 설이 시중에 떠돌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원래 인터폴 홈페이지는 2002년 이후 수배자만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 전 회장의 경우 지난 2001년에 수배 요청했기 때문에 명단에서 잠시 빠져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언론 등에서 정부가 의도적으로 김 전 회장의 수배에 미온적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이같은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최근에 인터폴에 수사 등의 공조 협조와 함께 (김 전 회장 사진 등을) 홈페이지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사면설' 등 수면 아래로 가라앉나

인터폴 적색수배자 명단 등록으로 최근 베트남, 태국 등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 전회장의 움직임은 상당히 제약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정치권의 '사면설'에 맞물려, 재계 일부에서 나왔던 '김우중 복귀설'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을 가능성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인터폴 홈페이지에 오픈된 이상 (김 전 회장이) 최근처럼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서 대외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론의 압박에 못이겨 인터폴 홈페이지 등재를 요청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에서 나오는 '복귀설'에 대해 정부가 일정한 선을 그은 것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과거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DJ 정부로부터 해외출국을 권유받았다"고 밝혀 자발적인 해외도피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 따라서 최근에는 정치권 일부에서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기업인의 사면설이 꾸준히 나왔고, 재계 일부에서는 '복귀 시나리오'까지 나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회장의 한 측근은 "회장의 복귀나 사면 등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나 여건 등이 전혀 성숙돼 있지 않다"면서 "오히려 일부 인사들이 김 전회장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99년 10월 출국한 이후 프랑스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주로 유럽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몸 상태는 과거보다 훨씬 양호해졌으며, 가끔 가족들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만나고 있다고 측근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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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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