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정의로울 수 없고 시장에 대해 정의를 얘기할 수도 없다." <시장은 정의로운가>(김영사)란 책으로 마이클 샌델의 '정의'에 도전하는 이정전(70)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가 26일 후배 경제학자들을 만났다. 이 교수는 이날 저녁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저자와의 대화 - '4인4색' 대담회에서 이른바 '시장 정의론'을 앞세운 신자유주의자들을 비판했다. 이 교수는 "경제학자들은 원래 시장 정의 얘기를 잘 안 하는데 시장 비판이 많아지니 시장을 옹호하는 근본주의자들이 시장은 정의로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 보수 쪽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데도 그렇지 않다는 얘기가 안 나오는 것에 불만을 느껴왔다"며 이 책을 내게 된 배경을 털어놨다. 이 교수는 '보이지 않는 손'을 주장해 시장 옹호론자로 여겨져 온 애덤 스미스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을 내놨다. "우리 동네에 대형마트가 들어서 구멍가게 둘이 망하게 생겼는데, 난 일부러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산다. 망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다. 사람에겐 이익만 따지는 즉흥성뿐 아니라 이처럼 공적인 마음도 있다. <국부론>에선 '보이지 않는 손' 얘기만 했는데 그 전에 쓴 <도덕감정론>에선 이런 공적인 마음도 강조했다. 원래 윤리와 경제는 하나였다. 하지만 경제학에 수학을 쓰기 시작하면서 윤리도, 정의도 빠졌다. 지난 200~300년 사이에 애덤 스미스는 사라지고 시장 옹호하는 얘기만 남게 된 것이다." 이 교수는 "시장을 없앨 순 없지만 고삐가 풀려 우리 삶까지 지배하게 해선 곤란하다"면서 "시장이 삶에 보탬이 돼야지 우리 삶과 사고 방식까지 지배하고 모든 사회적 문제를 시장으로 해결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2008년 경제 위기를 빈부 격차 탓으로 보고 정부가 적극 개입해 자본주의의 윤리적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동영상은 이정전 교수의 저자와의 대화 2부를 담고 있다. #이정전#시장은 정의로운가#우석훈#홍기빈#저자와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