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유시민 대통령, 문국현 국무총리?'
유시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문국현 대선 예비후보를 국무총리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유시민 의원은 지난 15일 대선후보를 사퇴한 뒤 이해찬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예비후보측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21일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관에서 '21세기 청년실업문제와 미래비전'이란 주제로 열린 특강을 했다.
유 의원 측에 따르면, 강연이 끝난 뒤 유 의원은 한 학생으로부터 "유시민 의원의 인간중심투자는 이해찬 후보보다 문국현 후보와 비슷한 것 아닌가, 문국현 후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유 의원은 "저도 사람중심경제에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사람중심국가와 같은 개념으로 사회투자국가를 훨씬 전부터 말했는데, 명색이 경제학자인데 경제전문가로 안 알아준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유 의원은 이어 "이러한 개념이 문국현 후보 덕분에 자꾸 알려지는 것은 다행"이라며 "문 후보의 기업경영철학은 '돈 많이 주면 일 더 잘한다'와 '일한 만큼 돈 준다'는 오래된 이론의 양축에서 전자에 기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후자는 이미 수학적으로 붕괴된 이론으로 문 후보는 1970년대부터 미국에 존재한 이론(effective-run theory), '잘 대우해줄수록 더 잘 일한다'를 유한킴벌리 고용정책으로 우리 현실에서 실증해보인 훌륭한 CEO"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훌륭한 CEO인 것은 분명하지만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 뒤, "지금 대통합민주신당이 욕을 많이 먹고 욕먹어도 싼 점이 많이 있지만, 이것조차도 수많은 사람들이 지난 몇 년간 분투한 결과"라며, 현실정치를 싸잡아 '과거세력'으로 폄하한 문 후보의 시각에 우려를 표명했다.
유 의원은 이어 "기업인으로는 훌륭한 분인데, 정치인으로서는 어떤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무총리로 모시려고 했는데, 캠프가 망하는 바람에"라고 말해, 장내에 폭소가 터졌다.
이날 유 의원은 강연에서 지난 7월 출간한 <대한민국 개조론>의 내용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토대를 흔들고 있는 4대 위험요소는 세계화, 지식정보화, 양극화, 저출산고령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세계화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이며 이 흐름을 타고 세계로 나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특히 정부는 대한민국의 국가성격을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바꿔야 하며 이것이 곧 제가 주장하는 대한민국 개조론"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중 유 의원은 세계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K.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을 읽은 학생이 있는지 물었고, 약 150명 가량의 학생 중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유 의원은 "저는 대학 1학년 때 자취방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누르며 몰래 숨어서 번역본이 없어 영문판으로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주의는 지구상의 모든 미개한 지역까지 시장을 개척하고. . .'로 시작하는 <공산당선언>의 한 문단을 예로 들며 "자본의 세계시장 정복을 장엄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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