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 '수화'가 있듯이, 시각과 청각, 모두의 장애를 가진 시청각 중복장애인들에게는 '점화'가 있다.
'점화'는 시청각장애인의 손등에 점자를 찍어주는 형태의 의사소통방식이다. 모르는 게 없다는 '네이버'에 검색을 해 보니 '불을 붙이거나 켬'이라고 나온다. 그 만큼 생소한 용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시각을 잃었다면, 그의 청각은 일반인 보다 발달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시각으로 청각의 불편함을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게 된다면, 그 불편함과 고충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 중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의사소통의 문제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창안된 것이 '점화'다.
'점화'와 같은 방식을 통해 시청각장애인은 세상과 소통할 수 있으며, 자신이 가진 재능도 발휘할 수 있다. 헬렌 켈러 여사와 같이 말이다. 그녀는 놀라운 재능과 지성으로 빛나는 족적을 남겼다.
가까운 일본에는 동양의 헬렌 켈러라 불리는 '후쿠시마 사토시'는 시청각 중복장애인이지만 현재 동경대에서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이 자신이 가진 장애를 극복하고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각자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겠지만, 설리번 선생 같이 촉각 언어를 통해 외부와의 의사소통을 끊임없이 보조해준 통역인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통역 및 활동보조서비스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 뿐 아니라 인도, 필리핀, 방글라데시,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지에서도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복지 서비스가 전무한 실정이다.
서비스는커녕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통계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복지 서비스 지원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3월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는 나사렛대학교,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 대통합민주신당 장향숙 의원 주최로 열린 '시·청각중복장애인의 교육과 재활' 세미나가 개최되기도 했다.
또한, 시청각장애인 조영찬(37세, 현재 나사렛 대학에 재학 중)씨를 중심으로 대전에서 처음으로 '점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http://cafe.daum.net/kdbu)'이라는 소모임이 발족했다.
현재 20여명의 회원들이 매달 둘째·넷째 토요일에 모여 '점화'를 익히고 있으며,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자원봉사, 홍보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또 오는 27일 낮 12시부터 밤 8시까지 대전 중구 대사네거리에 위치한 '사나래 레스토랑'에서 '시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일일찻집'을 연다. 시청각장애인들을 위한 홍보자료 제작 및 배포, 봉사활동 운영 재정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일부는 조영찬씨의 학비 지원에도 쓸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추진하는 한 관계자는 "사회적으로나 정부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시청각장애인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이번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시청각중복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점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후원 및 문의 전화 : 042-584-5418
2007.10.24 16:43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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