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2000년 기자에게도 펀드 가입 권유"

박영선 신당 의원 밝혀... 한나라당 "일방적 주장일 뿐"

등록 2007.10.26 11:21수정 2007.10.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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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LK이뱅크 대표이사를 맡았던 2001년 12월 당시 자신을 취재하러온 기자에게도 MAF 펀드의 가입을 권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26일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가 어제 '(MAF라는) 이름도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2000년 12월 MBC 경제부 기자 시절 이 후보와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서울시청 부근 삼성생명 빌딩에 있던 LK이뱅크 사무실에서 이 후보를 만났는데, 이 후보가 자기가 하는 일을 설명하면서 아비트리지 펀드(Arbitrage Fund)의 수익률이 좋으니 펀드에 가입하라고 내게 얘기하더라. 그때 이 후보는 '이 펀드는 주식시장 사정이 아무리 나빠도 반드시 수익이 나게 되어있으니 가입하라고 얘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비트리지는 지역 시장 간의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를 노리는 차액거래로서 정치권에 논란이 되고 있는 MAF도 이같은 거래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설립된 펀드 회사였다.

 

박 의원은 "그때는 우리나라에서도 아비트리지에 대해 잘 모르던 시기였는데, 이 후보가 '내가 이런 걸 하고 있다'는 식으로 자랑스럽게 얘기했고, 김경준씨를 아비트리지의 전문가로 소개했다"고 회고했다.

 

박 의원은 "이 후보의 입에서 MAF 얘기가 나왔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 후보가 '밀레니엄' 어쩌구 하는 얘기를 한 것은 맞다"고 말했는데, 그는 당시 이 후보가 자신에게 사실상 자신이 관여하고 있는 MAF(Millenium Arbitrage Fund)에 가입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박 의원이 이 후보를 만난 2000년 12월은 이 후보를 MAF의 회장(chairman)으로 기록한 이뱅크코리아의 브로슈어가 처음 공개된 시기였고, 이 후보의 LK이뱅크는 그해 8월 38억원의 자본금을 MAF에 전환사채(CB)의 형태로 묻어놓은 상태였다.

 

박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이 후보가 자신이 관여하고 있는 MAF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변에 펀드 가입을 권유하고 다닌 게 아니냐는 추론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박 의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서혜석 의원에도 10억 손배소

 

회사는 다르지만, (주)심텍이 같은 해 10월 BBK에 5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도 이 후보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의 대학후배가 운영하던 심텍은 김경준으로부터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이듬해 10월 이 후보 소유 건물에 대한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하자 서울중앙지법이 심텍의 신청을 '이유 있다'고 판정했기 때문이다. 김경준이 심텍에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주며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심텍이 김경준이 아니라 이 후보의 재산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과정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 후보의 '돈세탁'과 '건보료 체납', 후보 사위의 주가조작 연루설 등이 국감을 통해 증폭되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어제(25일) 하루 상황만 얘기하면, 국회 정무위와 복지위에서 신당 의원 거의 전원이 '이명박 헐뜯기'에 가담했다"며 "29일 오전 국감일정을 일단 중단하고 의총을 열어 국감을 계속할 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어제 서혜석 신당 의원이 MAF 회장이 이 후보였다느니 하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얘기들을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까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한나라당은 박영선 의원과 함께 서 의원에 대해서도 10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2007.10.26 11:21ⓒ 2007 OhmyNews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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