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 꼬소롬한 아싸~ 노랑가오리!"

복달임에 아주 그만인 칠산 앞바다의 노랑가오리

등록 2008.08.08 19:31수정 2008.08.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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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랑가오리찜 가오리찜에는 가오리 외(간)가 들어가야 제 맛이다. 고소한 맛이 거기에 담겨있다.

노랑가오리찜 가오리찜에는 가오리 외(간)가 들어가야 제 맛이다. 고소한 맛이 거기에 담겨있다. ⓒ 조찬현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겨울 가자미라는데 그럼 여름철에는 뭘까. 여름철에는 '노랑가오리'다. 전남 영광 칠산 앞바다에서는 특이하게도 여름철에 노랑가오리가 많이 잡힌다. 칠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노랑가오리는 여름철에 가장 맛이 뛰어나고 맛있다,


노랑가오리회, 아삭하고 쫀득쫀득~

a 노랑가오리 회 물렁뼈와 함께 먹는 가오리회는 아삭하고 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노랑가오리 회 물렁뼈와 함께 먹는 가오리회는 아삭하고 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 조찬현


영광 염산에는 여름철에 가오리가 많이 난다. 염산에 가면 여름 가오리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노랑가오리가 별미다. 노랑가오리회는 다른 생선과는 달리 뼈째로 썬다. 물렁뼈와 함께 먹는 가오리회는 아삭하고 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노랑가오리의 물렁뼈에는 칼슘이 풍부해 골다공증 및 임산부의 산후 칼슘 섭취와 약해지기 쉬운 뼈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앗싸~ 가오리의 참맛을 음미해보자. 가오리 중의 으뜸은 노랑가오리다. 지난 6일, 염산 백바위 해수욕장에 위치한 녹색체험관에서 아주머니들이 노랑가오리를 손질하고 있었다. 새벽에 칠산 앞바다에서 막 건져온 싱싱한 노랑가오리다. 그 크기가 대단하다. 무게만도 20kg이나 됐다. 이는 성인 30여명이 배를 두드리며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a 노랑가오리 가오리중의 으뜸은 노랑가오리다.

노랑가오리 가오리중의 으뜸은 노랑가오리다. ⓒ 조찬현


a 노랑가오리 간 외라고 부르는 노랑가오리 간은 맛도 유별났지만 그 크기가 대단했다. 무게가 3kg이나 됐다.

노랑가오리 간 외라고 부르는 노랑가오리 간은 맛도 유별났지만 그 크기가 대단했다. 무게가 3kg이나 됐다. ⓒ 조찬현


가오리의 배를 갈라 간을 꺼낸다. 부위별로 잘라낸다. 지느러미와 살이 도톰한 부위는 회로 해먹고 꼬리와 머리는 찜을 해먹는다. 가오리는 버릴 곳이 하나도 없다. 가오리를 손질하던 아주머니는 막 꺼낸 싱싱한 간을 잘라 소금에 찍어 먹어보란다.


“외(간) 한번 먹어보세요. 꼬소롬하죠?”
“아~ 이 맛!, 아싸~! 가오리.”

어찌 알았을까. 남정네들이 주방으로 우르르 몰려든다. 외를 서로 달라고 보챈다. 외 한 점에서 칠산 앞바다의 신비로운 심연을 경험하게 된다. 잘라 놓은 노랑가오리는 쇠고기덩이처럼 살도 두툼하다. 


두우리 상정마을 아주머니 4명(유덕엽, 강인순, 김동분, 차은례)이 운영하는 녹색체험관은 민박을 할 수 있으며 모싯잎 송편과 음식도 판매한다. 동일한 지분을 투자해서 운영하는 녹색체험관의 수익금은 공동 분배한다.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나눈다. 그래서인지 여느 음식점과는 사뭇 다르다. 정이 넘치고 맛 또한 유별나지만 일단은 편하고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음식을 시켜 마음껏 편하게 먹을 수 있다.

a 노랑가오리 부위별로 잘라낸다. 지느러미와 살이 도톰한 부위는 회로 해먹고 꼬리와 머리는 찜을 해먹는다. 가오리는 버릴 곳이 하나도 없다.

노랑가오리 부위별로 잘라낸다. 지느러미와 살이 도톰한 부위는 회로 해먹고 꼬리와 머리는 찜을 해먹는다. 가오리는 버릴 곳이 하나도 없다. ⓒ 조찬현


a 노랑가오리 잘라 놓은 노랑가오리는 쇠고기덩이처럼 살도 두툼하다.

노랑가오리 잘라 놓은 노랑가오리는 쇠고기덩이처럼 살도 두툼하다. ⓒ 조찬현


된장과 가오리 외를 넣고 졸여낸 색다른 가오리찜

a 가오리찜 “쫀득하니 맛이 좋구만이라~!”

가오리찜 “쫀득하니 맛이 좋구만이라~!” ⓒ 조찬현


가오리회 한 접시에 3만원이다. 찜도 역시 마찬가지다. 한 상에 3만원하는 가오리찜과 회는 4명이 서로 다투지 않고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가오리찜에는 가오리 외(간)가 들어가야 제 맛이다. 고소한 맛이 거기에 담겨있다.

된장과 가오리 외를 넣고 갖은 양념을 해 졸여낸 노랑가오리찜을 한 입 먹으면 “아싸~ 가오리”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가오리 찜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면 20여분 약한 불에서 더 졸인 다음 파와 청양고추 참깨로 고명을 올려 낸다.

“가오리찜은 육질이 쫀득쫀득해요.”
“진짜 맛있어요. 드셔보세요. 여름철이면 이걸 드시려고 많이 찾아와요.”
“쫀득하니 맛이 좋구만이라~!”
“가오리찜은 쏘주하고 묵어야 제맛인디.”

손님 하명락(52)씨는 가오리찜이 쫀득하니 맛이 좋다며 소주 한 잔 해야 제 맛이 나고 죽여준다고 말한다.

"와우~ 기가 막힌데" 쓰린 속 달래주는 백합죽

a 백합죽 술 먹은 다음 속 풀이에는 백합죽만한 게 없다고 한다.

백합죽 술 먹은 다음 속 풀이에는 백합죽만한 게 없다고 한다. ⓒ 조찬현


칠산 앞바다 두우리에 가면 백합죽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내친김에 백합죽 맛까지 봤다. 함께 간 동료는 “와우~ 기가 막힌데”라며 눈 깜짝할 새에 두 그릇째 비워냈다. 술 먹은 다음 속 풀이에는 백합죽만한 게 없다고 한다.

쓰린 속을 달래려면 칠산 앞바다로 가라. 여름날 문득 노랑가오리가 먹고 싶거든 칠산 앞바다 백바위 해수욕장을 찾아가라. 그곳에 가면 아싸 가오리를 만날 수 있다.

바로 앞에는 칠산 앞바다가 끝없이 드리워져 있고 소나무 노송이 시원하다. 백바위 해수욕장 우측은 소가 누운 형상이다. 소는 꼬리를 해변에 담그고 있다. 백바위 해수욕장 해변에 끝없이 펼쳐진 갯벌은 좀 특이하다. 가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사라지기 시작해서 겨울에는 완전히 사라져 모래해변이 된다. 이듬해 봄이 되면 돌아오기 시작해 여름철에는 온통 갯벌 해변이다. 갯벌은 머드팩에 좋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지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노랑가오리로 배를 채우고 칠산 해변에 서면 세상은 온통 내 것이 된다. 더 이상 부러울 게 없다. 칠산 앞바다의 노랑가오리가 복달임에는 아주 그만이다.
#노랑가오리 #백바위해수욕장 #가오리찜 #녹색체험관 #백합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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