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도랑살리기 운동'을 이끌고 있는 '(사)물포럼코리아' 최충식 사무처장.
오마이뉴스 장재완
'한국의 도랑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물포럼코리아'의 최충식(36) 사무처장은 9명의 방문단을 이끌고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3박 4일 동안 일본 구마모토현 일대의 하천을 둘러봤다.
<오마이뉴스>는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9일 최 사무처장을 인터뷰했다. 그는 "댐 건설에 부정적이고,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려는 일본의 하천정책은 우리보다 선진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수로로 이용되고 있는 일본과는 달리, 한국의 도랑물은 대부분 댐이나 저수지로 흘러들어 식수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도랑이 하수구로 전락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도랑살리기는 저비용 고효율의 식수원 확보 방안이면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마을공동체 회복 수단이 된다"며 "올해 안에 전국 300여곳의 도랑의 실태를 조사하고, 30여곳의 도랑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랑 살리지 않고는 깨끗한 식수원 확보 불가능"다음은 최충식 사무처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일본의 하천과 도랑을 돌아본 소감은?"일본 구마모토현은 농지가 많은 지역으로 우리가 복원하려고 하는 도랑이 있는 한국 농촌의 풍경과 대체적으로 유사한 곳이었다. 일본의 경우, 정부 정책에 따라 규모가 있는 하천은 자연형 하천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고, 물길을 막았던 댐을 철거하거나 댐건설을 주민들의 힘으로 막아내는 모습 등은 매우 선진적인 개념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일본 하천의 기원이 되는 도랑의 경우, 산과 계곡까지 콘크리트 공사가 다 되어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지역주민들 얘기를 들어 보면, 자신들이 어릴 적만 해도 마을 앞 도랑에서 멱을 감을 정도로 깨끗했는데, 재해예방이라는 목적으로 도랑에 콘크리트 옹벽 공사를 하면서 물이 더러워지고, 고기가 사라졌다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
철저한 일본의 하천관리에 비해 마을 앞 도랑에 대한 관리는 정부나 지자체의 관심에서 멀리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한국의 소하천 관리정책이 오히려 더 나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일본의 하천관리를 돌아본 후 가장 인상 깊었던 던 점이 있다면?"일단 일본의 시민들은 물을 대하는 자세가 한국과는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을 매우 소중히 하고, 이를 잘 관리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한 일본의 최대 강점은 하천에 '쓰레기'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 도랑은 각종 쓰레기로 오염되어 있거나 농자재가 쌓여 있기 일쑤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에는 산간이나 농로나 어디를 가든지 쓰레기를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도랑이나 하천의 오염원이 한국에 비해 적은 것 같다."
- 일본은 도랑이 대부분 수로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은데 한국과는 차이가 있지 않은가?"한국에서는 도랑의 물을 가지고 농사를 짓고, 도랑에서 빨래도 하고, 도랑의 물이 흘러가 댐으로 들어가면 식수원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에는 지하수가 풍부하기 때문에 지하수를 식수로 공급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지표수에 대한 수질관리 개념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을 앞 도랑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지거나, 또는 마을의 하수를 내보내는 수로의 개념이 큰 것 같다.
반면, 한국의 경우에는 마을 앞 도랑이 여러 가지의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생태적인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수질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도랑물은 대부분 댐이나 저수지로 흘러들어 식수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도랑이 하수구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