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수업 빠질때 엄마들이 교사에게 보내는 문자 메시지

학교 시험공부하느라 내 토론수업 빠지는 아이들, 솔직하게 알려주시면 좋을텐데

등록 2008.11.26 08:52수정 2008.11.2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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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기말 시험 시즌입니다. 기말 고사를 하루 이틀 앞둔 시점이 되면 많은 엄마들이 학원을 보내지 않고 시험공부 시키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학원 한 두 번 안 가더라도 학교 시험은 잘 봐야 한다는 생각이죠.


제가 학원에서 강의하는 건 아니지만 학교 시험의 여파는 있습니다. 가정을 방문해 2~5명씩 모둠을 지어 토론수업을 하는데요, 중간, 기말 시험 하루, 이틀 전에 이런 문자가 많이 옵니다. 아래처럼 대략 두가지 유형으로 정리할 수 있지요.

#사례 1

“선생님, 오늘 우리 XX이가 갑자기 일이 있어 토론 수업 못할 것 같습니다. 보충해주세요.”

 그냥 솔직하게 문자를 주시면 기분좋게 보충할텐데요
그냥 솔직하게 문자를 주시면 기분좋게 보충할텐데요윤태

#사례 2

“선생님, 우리 XX이가 시험공부를 못해 오늘 토론 수업 못할 것 같습니다.”


 이처럼 솔직히 빠지는 사유를 알려주시면 흔쾌한 마음으로 보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솔직히 빠지는 사유를 알려주시면 흔쾌한 마음으로 보충할 수 있습니다윤태

사례1, 2 모두 학교 시험 때문에 제 수업에 참여못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제 수업보다 학교시험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지요. 제 기분이 좀 상하긴 하지만 학교 시험이 더 중요하다는데는 인정합니다. 한편으로는 토론 수업 1시간 동안 학교시험공부하면 성적이 얼마나 더 올라갈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제가 하는 토론 수업은 무슨 사정이 생겨 빠지게 되면 시간을 따로 내어 보충수업을 해줘야합니다. 물론 본인이 하기 싫어 일부러 빠진다거나 마땅한 이유 없이, 사전 연락 없이 일방적으로 빠지게 되면 반드시 보충수업을 하지는 않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어머니들을 대면해야 하기 때문에 빠진 수업은 다 보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로 보충하는 일이 쉽지는 않죠. 모둠 시간이 다 정해져 있고 한 모둠 끝나면 바로 이동해서 수업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말이죠. 밤 늦게 혹은 점심을 못 먹고 그 시간을 할애해 보충을 해줘야하니까요. 한마디로 일이 늘어나는 셈이죠.

엄마들도 이 같은 상황을 아시고 괜히 미안하시니까 학교 시험 때문에 토론 수업 못하겠다는 솔직한 문자보다 무슨 사정 생겨 토론 수업 참석 못하겠다고 하시는 어머님들이 꽤 계십니다. 저는, 아니 우리 방문교사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데 말이죠.

시험 말고도 몹시 추운날, 비 많이 오는 날에 토론 수업 가기 싫어 엄마에게 아프다고 문자넣어달라고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엄마들이 데려다주고 끝나면 데려가야 하는데 비 많이 오는 날이나 몹시도 추운날은 사실 귀찮긴 하죠. 실질적인 이유는 이런데 빠지는 명목상의 이유는 ‘아파서’입니다.

다음 날 다른 친구들에게 그 빠진 친구 아팠느냐고 물어보면 “학교에서 펄펄 날아다니던데요” 라고 대답을 하곤 하지요. 바로 들통나는 대목이죠. 저희는 그렇게 빠진 아이 개인으로 보충하느라 애 먹고요.

그냥 솔직하게 말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학교 시험 공부 때문에 토론 수업 빠지게 되는 것이요. 번거롭지만 기꺼이 보충 해드릴테니까요.

덧붙이는 글 | 티스토리 블로그에 동시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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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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