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3호 위성 발사용역을 일제 전범기업 미쯔비시중공업이 수주한 것과 관련해 비난여론이 높은 가운데, 이번에는 대일 청구권자금으로 설립된 포스코가 전범기업 신일본제철과 새해 벽두부터 신년음악회를 개최하기로 해 일제 피해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현재 대일청구권 자금 수혜 문제 등을 이유로 일제 징용 피해자로부터 피소돼 수년째 재판을 받고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17일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신일본제철과 함께 2009년 신년음악회를 연다. 이번 신년음악회에는 포스코의 주요 임직원을 비롯해 신일철(新日鐵)의 미무라 회장, 세키자와 부사장, 마스다 부사장 등 양사의 주요 경영진, 직원·가족·고객사·일반시민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음악회는 포스코 창립 40주년 및 일본의 근대제철 15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4월 일본 도쿄의 키오이홀에서 열린 '뷰티풀 프렌즈 콘서트'의 답방 공연으로 열린다. 이번 포스코와 신일철의 문화 교류 음악회는 2000년 8월부터 시작된 양사의 전략적 제휴를 더욱 공고히 하고 양사 사회공헌활동의 토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포스코-신일본제철 지분공유... 전략적 제휴관계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은 지분을 상호 공유하는 등 그동안 관계를 돈독히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기준, 신일본제철의 포스코 지분은 3.32%, 포스코의 신일본제철 지분은 2.17%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현재 신일본제철과 포스코 모두 일제 피해자들로부터 제소돼, 현재 일제피해자들과 수년 째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일본제철은 일제 강점기 당시 수많은 조선인을 강제 동원해 야하타 제철소 등에서 강제노역을 시킨 대표적인 전범기업이다. 당시 피해자인 여운택(86)씨 등 5명은 지난 2005년 2월 28일 "일본제철(신일본제철의 전신) 소유의 제철소에서 강제노동을 했으나 당시 임금과 강제저축금을 받지 못했다"며 현재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총 5억원을 요구하는 재판을 진행중에 있다.
포스코는 대표적인 청구권 자금 수혜기업. 포스코는 한일협정 당시 대일청구권자금 명목으로 일본으로부터 받은 무상 3억·유상 2억 달러의 자금 중 단위 사업기준으로 가장 많은 1억1928억 달러를 쓴 바 있다.
일제 피해자와 유족 100명은 지난 2006년 4월, 청구권자금으로 설립된 포스코가 '신일본제철이 일제피해자들에게 화해를 취할수 있도록 대주주로서 제 역할을 취해달라'는 피해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오히려 전범기업과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며, 원고 1인당 각각 100만원씩의 위자료 소송을 제기해, 현재 고등법원 재판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포스코는 일제 징용 피해자들의 청구권자금 수혜를 입은 사실이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원고들과 화해할 것을 주문하는 재판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이 음악회를 통해 우의를 돈독히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제 피해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신일본제철 징용공 출신인 여운택(86)씨는 "어디 손잡을 데가 없어서, 우리 민족에게 온갖 고통을 준 일제 전범기업과 손을 잡느냐"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여씨는 "포스코가 과연 누구 목숨 값으로 설립된 기업이냐"며 "위로금 100만원이 아까워서 피해자들은 길바닥에 내팽개쳐 놓고, 수억을 들여 전범기업과 음악회가 무슨 말이냐"고 노발대발했다.
"수년째 재판 중에 있어도 돌아본 척도 안 해"
포스코 재판 원고단 대표인 김인성(65)씨는 "신일본제철이나 포스코 모두 노령의 일제 피해자들이 수년째 재판을 진행 중에 있어도 돌아본 척도 안했다"며 "재판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뻔뻔하게 음악회가 무슨 짓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양사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양국 전통문화 교류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6월에는 국립국악원에서 황병기 교수의 가야금 연주와 일본 전통 인형극 '구루마닝교'를 올리고, 11월 일본 키오이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음악가들의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포스코와 신일철의 전략적 제휴 10년이 되는 내년에는 키오이홀 전체 단원의 한국 내한 공연 등 한·일 양국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공연을 개최해 나갈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그뉴스에도 함께 송고할 예정입니다.
2009.01.17 15:13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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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는 가깝고 위자료 '100만원'은 먼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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