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고>에서 '낙랑공주역'을 맡은 박민영.
SBS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영화계에서도 작년 한 해 노출 마케팅은 성황이었다. 김민선의 파격적인 노출과 베드신으로 관심을 불러 모은 <미인도>는 전국관객 240만 명이라는 스코어를 기록하여 흥행에 성공했다.
주진모와 조인성의 동성애를 비롯하여 송지효의 대담한 노출로 개봉 전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쌍화점>은 '<미인도>보다 한 단계 위의 노출 강도'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중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여배우들의 노출만큼이나 대담한 마케팅 덕분일까, <쌍화점> 역시 전국 관객 370만 명 이상을 동원하여 역대 사극 흥행 랭킹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여배우의 노출이 가져다 주는 흥행 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언론에 공개된 <자명고>의 현장 스틸 컷을 보면 박민영의 노출 강도가 다른 사극의 목욕신보다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전처럼 어깨 부분만 살짝 드러나는 수준이 아니라 가슴 일부가 드러난 자극적인 모습이었다. 이것은 바꿔 말하면 그만큼 <자명고>가 반드시 시청률에서 성공하는 작품이 되어야 한다는 제작진의 집념이 빚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SBS는 월화드라마에서 벌써 반년 가까이 경쟁사에 눌려 기를 못 펴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9월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올리며 성공한 <식객>이 끝난 이후 야심차게 준비한 <타짜>는 MBC <에덴의 동쪽>에 가려 평균 시청률 15.5%를 기록하며 방영 내내 2위에 머물러야 했다. 장혁, 김민준, 한예슬, 강성연 등 호화 캐스팅에 원작의 탄탄함을 등에 업은 <타짜>의 실패는 SBS엔 뼈아픈 경험으로 기억됐다. 그런데 후속작 <떼루아>의 사정은 더 나쁘다.
SBS, 이번엔 시청률 경쟁에서 승리할까?<주몽> 이후 2년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 한혜진과 <아내가 결혼했다>로 다시금 멜로 흥행배우의 입지를 다진 김주혁이 호흡을 맞췄고, 와인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접근한 <떼루아>. 그러나, 초반에는 <에덴의 동쪽>에 밀리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이제는 <꽃보다 남자>에게까지 뒤지면서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라는 수모를 겪고 있다. 시청률이 한 자리대로 떨어진 건 이미 옛날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SBS가 <자명고>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그 때문에 부랴부랴 편성도 바꿔 첫 방영을 2주나 뒤로 미뤘다. 애초 <자명고>는 2월에 편성됐지만, <에덴의 동쪽>의 연장방송과 뜻밖의 강적 <꽃보다 남자>의 등장으로 어쩔 수 없이 방영 시기를 뒤로 미룬 것이다. 공백이 있는 2주 동안에는 과거 김수현 작가가 집필했던 <은사시나무>와 <홍소장의 가을>이 방영된다. 사상 초유의 재방송 편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으나 SBS로선 <자명고>의 성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었다.
시청률을 위해 방영 시기까지 뒤로 미룬 SBS와 제작진이 노출 마케팅이라고 마다할 리 없다. 비단 박민영만이 아니다. 극중 자명공주 역을 맡은 정려원도 노출신에 합세했다. 목욕신은 아니지만, 얇은 흰 치맛자락만을 걸친 채 물 속에 들어가는 입수신을 찍은 것이다. 삽시간에 노출 대결 구도가 되어 버린 두 여배우,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란다. 극중 왕자실 역의 이미숙의 입수신도 있다고 하니, 이러다 출연 여배우들이 죄다 한 번씩 물 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경쟁사 연장 방송 움직임에 따른 편성 변경, 주연 여배우 둘의 노출신과 연이은 노출 마케팅…, 안쓰럽다 못해 처절해 보이기까지 하는 SBS와 제작사의 노력은 과연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인가? 결과는 한 달 후면 알게 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