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박종태 열사 죽음 한 달, 대한통운 뭐했나"

대전시민·사회·종교단체, 사태해결 및 특수고용노동자 보호법 제정 촉구

등록 2009.06.03 17:00수정 2009.06.0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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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전지역 시민사회, 통일, 노동, 종교, 정당 등은 3일 오후 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 박종태 열사 죽음'과 해고 노동자 원직복직을 촉구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 통일, 노동, 종교, 정당 등은 3일 오후 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 박종태 열사 죽음'과 해고 노동자 원직복직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역 시민사회, 통일, 노동, 종교, 정당 등은 3일 오후 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 박종태 열사 죽음'과 해고 노동자 원직복직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한동안 잊혀져가던 고 박종태 열사의 죽음과 대한통운으로부터 계약이 해지되어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박종태 열사가 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을 세상에 알리고,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꼭 한 달이 되는 3일 오후,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통일·노동·종교단체, 정당 등 대전지역 제 진보세력 대표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통운에는 해고노동자 원직복직과 화물연대 인정을, 정부와 국회에는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탄압 중단 및 특수고용노동자 보호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해고된 대한통운 택배노동자 78명에 대한 원직복직과 생존권 보장, 노조탄압중단을 요구하며 서른여덟 살 된 화물노동자 박종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한 달이 되었다"며 "가슴 아프게도 유족들은 아직까지도 중앙병원 영안실에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동료 조합원들은 매일 대한통운 앞에서 촛불을 들고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이번 사태가 한 달을 넘기고 있는 시점이지만 대한통운은 최소한의 기업윤리 조차도 보여주지 못한 채, 모든 것을 당사자의 책임으로 문제를 호도하고 있다"며 "이에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등은 이번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간절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고 박종태 열사의 죽음은 명백한 타살이다, 그를 죽음 이외에 아무 것도 선택 할 수 없는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은 것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외면한 정부와 거대 자본"이라면서 "고 박종태 열사는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회사의 외면, 경찰의 탄압에 맞서 온몸을 내던져 항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그러나 야박하게도 고 박종태 열사의 죽음 이후에도 세상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최소한의 예의와 대책을 기대했던 대한통운은 사태 보름이 지나서도 일언반구의 입장 표명이 없다가, 지난 16일 일간지 광고를 통해 그의 죽음과 대한통운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주장만 했을 뿐, 사태해결을 위한 본질적인 대화는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박종태 열사의 죽음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도 연결시켰다. 이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꿈꾸었듯이 고 박종태 열사도 그 누구보다도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꿈꾸었다"면서 "그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자기 것처럼 여기고 해고된 78명의 생계를 걱정하며 자기 목숨까지 내놓은 사람이다,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오직 동지들을 위해 살다간 바보 노동자"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에 대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특수고용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즉각 제정해야 한다"면서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사용자에게 종속되어 업무관리를 받고 있고, 노무제공을 대가로 생활하는 실질적인 노동자들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국회는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특수고용노동자 보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대한통운에 대해서도 "관련업종 1위를 자부하는 대한통운 또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고 박종태 열사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와 어떠한 조건 없이 78명 해고노동자 전원에 대해 원직 복직시키고 화물연대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규탄발언에 나선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금호그룹이 아름다운 기업이라는 광고카피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면서 "아름다운 기업이라는 구호가 헛구호가 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기현 대전학부모연대 대표는 "박종태 열사의 죽음은 단순히 한 노동자의 죽음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죽음"이라며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한통운이 이번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오는 10일로 예정된 6.10항쟁 기념대회에서 주요의제로 삼고, 이후에 이어지는 노동계의 투쟁과 연계해 공동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한통운 대전지사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대한통운 측의 거절로 면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2009.06.03 17:00ⓒ 2009 OhmyNews
# 박종태 #박종태 열사 #대한통운 #택배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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