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더이상 TV에서 방영하는 납량특집은 필요 없다. 깎아지른 절벽에 매달리면 한낮에도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를 테니까. 수락산의 진정한 '명물바위'를 보려면 화강암으로 되어있는 거친 암벽을 타고 올라야 한다. 물론 튼튼한 밧줄과 디딤못(한 걸음 폭마다 바위에 박혀있는 못)이 있지만 거의 직각으로 솟아있는 바위를 줄 하나 달랑 잡고 오르락내리락 해야 한다니 생각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줄에 의지하지 말고 무릎과 발에 힘을 줘서 올라가세요"라는 친절한 설명을 듣고 한 발 한 발 내딛는데 중간쯤 갔을까, 위에서 탄성이 들려온다.
마음을 다잡고 돌아본 그곳에는 산으로 겹겹이 쌓인 서울의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정상에 근접했기 때문인지 바람도 시원하다. 등골까지 오싹한 그곳은 서울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베스트 뷰 포인트'였다.
다이어트 효과까지
전날 저녁부터 내린 비가 새벽녘에 겨우 그쳤기 때문일까. 하늘이 맑지 않다. 해가 없어서 등산을 하기엔 좋은 날씨라지만 하늘에 회색 비구름이 낮게 깔린 걸 보니 아무래도 한바탕 비가 쏟아지려나 보다. 고온 다습한 날씨 덕분(?)에 오늘 다이어트 효과는 제대로 볼 것 같다.
등산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실제로 같은 시간을 운동한다고 가정할 때 등산은 마라톤의 3배에 달하는 칼로리를 소비하고, 조깅보다 2배 이상 지방을 감량할 수 있다. 특히 아랫배와 옆구리 부위의 피하지방 감량에 효과적이다.
'청계산 날다람쥐'로 불리는 '몸짱 스타' 이효리가 등산으로 다이어트를 한다는 것은 이미 그녀의 이름만큼 유명한 이야기다. 등 뒤로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오늘 1~2kg은 빠지지 않을까' 했었는데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역시 1.5kg이 빠져 있다. 여름 맞이 비키니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하는 여성들에겐 이만큼 좋은 운동이 또 있을까.
등산은 피곤하기만 한 운동인 줄 알았다. 그러나 오늘 내가 가본 수락산은 어떤 피서지보다 더 짜릿하고 시원한 곳이었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계곡물에 발만 한 번 담가 보자. '더위'라는 말까지 싹 잊어버릴 것이다.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물질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삼림욕도 물론 강력추천이다.
돈도 없고 며칠 동안 떠나는 여행도 부담스럽다면, 단돈 5000원에 해결할 수 있는 '짠돌이 피서'를 떠나보자. 이번 주말에는 몸과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아주 특별한 '웰빙'휴가를 떠나보는 게 어떨까.
덧붙이는 글 | '2009 이 여름을 시원하게' 응모
2009.07.30 10:23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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