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에서 행복해지는 방법 하나!

[안적사 계곡] 여름방학 자연학습체험장처럼...

등록 2009.07.20 10:45수정 2009.07.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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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들은 벼끼리 익어간다 ⓒ 김찬순


여름이다. 여름은 우리 인간의 본능에 가장 가까운 계절. 그래서일까 20대의 나는 뜨거운 여름을 무척 좋아했다. 그 청춘의 시절에는 늘 여름이 돌아오면 빨간 티셔츠를 입고 무전여행을 떠나곤 했다. 여름은 여행의 계절이다. 청춘은 여름 여행, 그 청춘만큼 뜨거운 여름, 그 여름이 돌아왔다.

여름은 매미들이 왁자하게 떠들고 노래하듯이, 도시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살아온 샐러리맨에게 여름은 여행하라고 유혹한다. 그러나 해마다 여름이 돌아오면 가난한 서민의 가정에서는 대부분 적당한 피서지를 찾지 못해 아예 집에서 선풍기를 의지하며 그 아까운 휴가를 방안에서 뒹굴다 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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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적사 가는 길 ⓒ 김찬순


그러나 도심만 벗어나면 피서지가 아닐까 싶다. 부산 시내 39번 버스를 타고 기장군 기장읍 오신 마을에 내려보라. 그러면 여기가 우리의 일상을 저 만큼 물러가게 하는 피서지임을 실감케 될 것이다.

여기서부터 4킬로미터 걸어 가면 안적사이다. 그 안적사 가는 길에 큰 저수지와 작은 폭포 등 여름의 무더위와 삶의 고민을 싹 씻어주는 풍경이 있다. 시원한 바람에 무작정 배낭 하나 메고 나선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결정인지를 확인케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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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적사 가는 길 키 큰 버드나무 ⓒ 김찬순


여름은 여행의 계절이자 답사의 계절이다. 먼 지방의 명소를 답사해야만 여행은 아닌 것이다. 내 고장에서도 한번도 가보지 못한 명소가 있다. 그리고 꼭 외국까지 나가 아이들에게 견문을 넓혀야만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안적사 가는 길은 초등학교 학생이 있는 학부형들에게는 아이들에게 농사 짓는 일, 농가의 모습, 벼와 채소와 과실이 익어가는 전원 풍경을 보여줄 수 있는 자연체험장이다. 실제 밭에서 나는 수박 참외 토마토를 사서 흐르는 계곡물에 씻어 먹는 전원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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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적사 가는 길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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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 저수지 ⓒ 김찬순


아, 여름은 어떤 계절이기에 끙끙거리며 무거운 등산 가방을 메고 4Km  뜨거운 땡볕 아래 땀을 흘리며 걷게 하는가. 그러나 고행만큼 가슴에 행복이 잔잔하게 고여온다. 내리 저수지의 푸른 물빛이 내 마음에 안겨온다. 내리 저수지의 물은 어제 내린 비로 풍성하다.


길가에 길게 누운 참나무 표피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진귀한 버섯들이 피어 있다. 누가 기르기 위한 버섯 농장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영지 버섯 같기도 하다…길은 길을 불러 계곡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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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적사 가는 길은 자연학습 체험장 만난 야생 버섯들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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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적사 구름폭포라고 이름 지어 본다 ⓒ 김찬순


백우선(부채)을 부치기도 귀찮다
숲속에 들어가 벌거숭이 되자
건을 벗어 석벽에 걸고
머리에 솔바람이나 쐬자
<하일산중>'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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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폭포라고 이름 지어본다 ⓒ 김찬순


쏟아지는 폭포 아래 발을 담그니 뼛속까지 시원하다. 해마다 사촌조카들이랑 아이들이랑 와서 뛰어놀던 안적사 계곡, 이 폭포들의 이름을 찾아봐도 이름이 없어 무지개 폭포, 구름 폭포라고 지어 본다. 아직 여름은 진행 중 8월에 가족 모두 휴가날짜를 맞추어 올 예정이라 나는 사전 답사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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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우리 가족 맞춤형 피서지 같습니다 ⓒ 김찬순


나 행복하자고 만든 쓰레기, 내가 가지고 가는 예의 있어야...

이곳 저곳 쓰레기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해마다 안적사 계곡 피서객이 늘면서 관계당국이 쓰레기로 골치를 앓는다. 나 행복하자고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일은 없어야 겠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예의가 있어야 우리는 내년 여름에도 이곳에 와서 행복해 질 것이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 피서지에서 만든 쓰레기는 내가 수거해 가야겠다. 무슨 캠페인 광고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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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해 지기 위해 버린 피서지에서의 휴지는 내가 가지고 가야 하는 예의는 있어야...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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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지에서 제일 예의 없는 것들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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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적사 가는 길처럼 ⓒ 김찬순

덧붙이는 글 | 2009 이 여름을 시원하게 응모글


덧붙이는 글 2009 이 여름을 시원하게 응모글
#무지개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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