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영환 공천, '분열의 씨앗' 되나

[안산상록을] "노무현 탄핵 앞장" 진보-친노 강력 반발

등록 2009.10.05 21:55수정 2009.10.0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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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MB 연대'를 외치며 10월 재선거 야권 단합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이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 민주당이 안산 상록을 선거구 후보자로 공천한 김영환(54) 전 의원 때문이다.

지난 1일 민주당은 "두 차례 여론조사 결과 김영환 후보자가 65.5%를 얻어 민주당 후보자로 결정됐다"(이미경 공천심사위원장)고 밝혔다. 안산 상록을에서의 높은 지지율, 즉 당선 가능성을 높이 샀다는 얘기다.

하지만 민주당의 결정은 민주개혁세력 내의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 김 전 의원의 과거 전력 때문이다.

임종인 후보측 "노무현 탄핵 앞장 선 김영환 공천 철회해야"

 김영환 전 의원(자료사진)

김영환 전 의원(자료사진)

당장 임종인 무소속 후보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임 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인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5일 "김영환 후보 공천이 민주당이 말하는 반MB연대냐"고 맹비난했다.

심 전 대표는 "김영환 후보는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해 한나라당을 기웃거린 '친MB 무자격 후보'"라며 "이 때문에 민주당도 18대 총선을 앞두고 그의 복당 신청을 거부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김 후보는 지난 2004년 한나라당과 공조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상주를 자임하고, 당사에 사진까지 내건 민주당이 어떻게 이런 인물을 내놓고 연대를 말할 수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몰아붙였다.


김영환 후보로는 '후보단일화'도 하지 않겠다는 엄포도 놨다. 심 전 대표는 "친MB 무자격 후보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반MB 연대를 하겠다는 민주당의 발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김 후보 공천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 "김 후보가 독자출마를 강행한다면 '친MB, 반 야3당 후보'로 간주해 전국적 차원에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친노' 그룹의 반발도 거세다. 국민참여정당 경기준비위는 김영환 후보 공천이 결정된 다음날 곧바로 논평을 내고 "김 후보를 공천한 민주당이 반한나라당, 반MB연대의 중심에 설 자격이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노 대통령이 돌아가신 지 채 6개월도 안 돼 탄핵 주역이자 한나라당행을 고려한 인사를 공천한게 적절한 것이냐"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진보-친노진영의 이같은 비판은 민주당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필승 카드'로 뽑은 후보가 '분열의 씨앗'이 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논란의 당사자가 된 김 후보는 "심 전 대표의 논평에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일축했지만,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자기 당 후보 선거 운동만 신경쓰면 되지, 왜 남의 당 후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네거티브 공격이 계속된다면 "후보단일화도 논의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김 후보는 외부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길을 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오는 8일 안산 상록구 성포동에 공식 선거사무소를 열 예정이다.

민주당 후보들, 8~12일 잇따라 선거사무소 개소식... 본격 선거운동 돌입

그러나 민주당으로선 10월 재선거 승리를 위해 야권 단합이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당장 김 후보에 대한 범야권의 반발부터 잠재워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김 후보에 대한 논란과 별개로 민주당은 범야권 공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류근찬(자유선진당), 강기갑(민주노동당), 문국현(창조한국당), 노회찬(진보신당) 대표와 오찬간담회를 갖고 ▲ 국회 검찰개혁특위 구성 ▲ 4대강 예산 삭감 및 복지예산 확충 ▲ 세종시 원안 처리 ▲ 대북 쌀지원 등 현안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한편 수원 장안 선거구에 민주당 후보로 공천된 이찬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재선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기자회견에는 이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은 손학규 전 대표도 참석해 힘을 실었다. 이 후보는 11일 장안구 송죽동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는다.

충북 중부4군 정범구, 강원 강릉 홍준일, 경남 양산 송인배 후보도 9~12일 잇따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10월 재선거 #민주당 #김영환 #임종인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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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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