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인 시내버스와 택시를 이용하자면 내가 먼저 기사님에게 인사를 합니다.
그럼 기사님도 덩달아 인사를 하기 마련이죠.
그런데 간혹 그처럼 인사를 해도 마치
아침부터 마누라와 대판 싸우고 나왔는지
아무런 대꾸조차도 안 하는 기사님도 없지는 않습니다.
헌데 그럴 때면 정말이지 어찌나 민망스럽던지요!
하여간 택시를 타고 기사님에게
"기사님, 운전을 참 잘 하시네요!"라고 칭찬을 하면
그때부터 기사님은 운전을 더욱 잘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칭찬에는 '더 잘 해야지!'라는 물질이 함유돼 있는 때문입니다.
즉 내가 먼저 기사님을 칭찬하면 덩달아
나까지 빠르고 안전하며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잘 도착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사례와 실제의 내용은 <내 머리 사용법>
(정철 지음 / 디더스북 간)이란 책의 앞에 나옵니다.
또한 이 책에선 경력(經歷)의 의미에 대하여도
따끔한 일침을 주는데 매우 짧은 한 마디가 그야말로 정곡을 찌릅니다.
왜냐면 '경력의 의미라는 건 경력을 거꾸로 일어보면 알 수 있다'는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경력의 또 다른 의미는 일이 순조롭지 않아
매우 어렵게 된 처지나 환경을 일컫는 역경(逆境)과도 부합된다는 얘기죠.
또한 여기서 다룬 아주 재미있는 꼭지가
또 보이는데 그건 바로 '바다이야기' 라는 것입니다.
-바다는 갈매기가 자신에게 하루에도 수 백 번씩 키스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바다는 그 키스의 황홀함에 취해
물고기를 도둑맞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 한다-
이 얼마나 절묘한 비유란 말입니까!
그러니까 이 책의 핵심은 우리가 늘 접하는 사물과
사관에 있어 한 번만 뒤집어 생각하면 인생이
즐거워진다는 걸 함초롬하게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가자면 우리는 쉬 절망의 늪에도 함몰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이 책의 저자는 절망 역시도 아무렇지 않다고 말하네요.
"더는 내려갈 곳이 없는 마지막 계단,
이제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이게 바로 절망이다."라고 말입니다.
'발바닥의 가르침 - 발바닥은 폭이 좁다. 고로 남을 밟고 올라서면
내가 추락한다'는 내용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압권의 명구(名句)임은 물론이고요.
광고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며 다져진 저자만의
창의적 시각들이 가득 들어있는 이 책은 다양한 주제와
상황을 예시하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지니도록 도와주고 '조종하는' 좋은 책입니다.
예로부터 이 좋은 가을을 일컬어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고 했습니다.
읽기에 아주 부담 없는 이러한 책을 동무 삼아 산에 오르는 건 어떨까요?
2009.11.07 15:56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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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 사용법 - Ver. 2.0
정철 지음, 염예슬 그림,
허밍버드,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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