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장 입구에서 사라진 두루봉동굴을 아쉬워하는 청주삼백리 회원들
변종만
홍 선생님에 의하면 산의 모양이나 형국이 덕이 있게 생긴 '산덕리', 10집이 망해서 동네를 떠난 '열망골', 한 집안에서 선비가 9명이 나온 '구사리' 등 인근 부락의 이름에 뜻이 담겨있다. 두루봉동굴이 있는 두루봉도 두루뭉실(두루뭉술)하게 모나지도 둥글지도 않은 산의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홍 선생님과 청주삼백리 회원들은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얘기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아마존의 밀림에서 원시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신식 문명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간다. 발가벗고 사는 아마존의 원주민이 자기들의 기호식품인 원숭이 한 마리와 문명의 이기인 티셔츠 한 장을 교환하듯 구석기인들의 삶도 당시로서는 느리지만 그렇게 변화했을 것이다.
두루봉동굴은 1976년부터 83년까지 11차례나 발굴을 했지만 사유지라 발굴 후에도 계속 채석작업이 진행되었고, 보존에 대한 관심이 없던 시절이라 역사적인 가치가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두루봉동굴에는 의식집행지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처녀굴, 쌍코뿔소ㆍ동굴곰 등의 화석이 나온 2굴, 두루봉 정상에서 새로 발굴된 새굴, 완전한 사람뼈가 발굴된 흥수굴, 집터가 발견된 15굴 등 여러 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