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포리에서방사탑과 비양도와 제주의 돌담, 이 모든 것들의 조화가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김민수
옹포리 바다에는 방사탑이 자리하고 있었다방사탑과 방파제의 등대 사이로 천년의 섬 비양도가 보인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풍광, 내가 걷고 있는 동안 그들은 날아다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방사탑은 마을에 불길한 징조가 비치거나, 풍수지리설에 따라 기운이 허하다고 믿는 곳에 액운을 막으려고 세운 돌탑이다. 마을의 안녕을 보장하고 수호하며, 해상의 안전과 아이를 낳게 하고 보호해주는 기능까지 다 들어있는 것이다. 탑을 쌓을 때에는 밥주걱이나 솥을 묻었는데, 이유는 솥의 밥을 긁어 담듯이 외부의 재물을 마을 안으로 담아 들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육지의 장승이나 솟대가 가지는 방액·방사의 의미와 같은 맥락에서 세워진 것이 방사탑인 것이다.
원하지 않는 아픔을 감당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삶이다
그러나 그 누군가 삶의 깊은 수렁에 앉아 신음할 때 너무 쉽게 '삶이란 다 그런 거야,' 혹은 '나도 이미 다 겪어봤어.'라고 쉽게 말하지 마라. 그 깊은 수렁에 앉아 신음하는 사람에게는 지금껏 살아온 삶 중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