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남소연
'봉은사 기자회견 무마' 의혹에 휘말린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15일 <오마이뉴스> 등의 언론 보도에 불만을 터뜨렸다.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해 미국을 다녀온 이 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을 찾아와 "조금 거창하게 얘기하면 우리나라에서 국민 여론을 선도하는 세 군데가 언론·정치·종교계 아니냐"며 "그런데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가 이 세 군데에서 가장 많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래서 '국격 업그레이드'가 되겠냐?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오마이뉴스>의 최초 보도와 명진 스님의 법문을 통해 자신이 전화로 김영국씨에게 '봉은사 외압'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증폭된 데 대한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수석은 "<오마이뉴스>를 보니 뭐라고 써놓았던데, 기사 쓰는 방법도 여러가지더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이 수석으로부터 회유를 받았다"는 김씨의 주장과 이 수석의 반론을 함께 보도했고, 이 수석이 이 과정에서 "좌파라는 애들은 그렇게 후안무치한가?"라고 김씨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사실도 가감 없이 전했다. 이 수석은 이에 대해 "누가 이런다더라, 누구는 이런다더라, 그런 중계방송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항변했다.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의 이 수석은 "나도 남한테 상처 주는 기사를 많이 써봐서 하는 말"이라며 "나에게 '말하는 태도가 건방지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뭐 그런 이야기 써도 좋다. 그런데 (사실이) 아닌 팩트를 갖고 제기하는 의혹은 악의적 왜곡이거나 좋게 말해도 (자기들이)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 수석은 "분명히 다시 말하는데 (김영국씨와) 통화한 사실이 없다. 그 사람은 나를 아는지 모르지만, 나는 나중에 사진을 봐도 모르겠더라"고 거듭 김씨와 면식이 없음을 강조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관계자는 "3월22일 (청와대 행정관 출신) A씨와 김영국씨 등 5명이 광화문의 모 카페에 있었고, A씨는 그날 밤 11시경 화장실 가는 틈에 이 수석과 2분10초가량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안다"며 "따라서 이 수석과 김씨가 직접 통화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전화 통화할 당시) 내 옆에도 누가 있었다"고 말해 목격자도 있음을 강조했다. 당시 관용차로 귀가하던 이 수석의 앞자리에는 그의 운전기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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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나도 상처주는 기사 많이 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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